- 사업 추진방안·시기 실질적 논의…내외신 기자 500여 명 등록
남북 공동의 평화번영을 위한 디딤돌을 놓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제1차 남북총리회담이 14일부터 2박3일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다. 이번 남북 총리의 만남을 통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남북조선협력단지사업, 철도·도로 개보수 등 한반도 평화·경제 공동체 건설을 향한 경협의제 이행 방안이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번 총리회담의 개최 의의는 무엇보다 지난 10월 4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2007 남북정상선언’의 이행을 위한 핵심합의가 예정대로 순항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노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은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 화해협력을 약속한 8개항의 남북 간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담보장치로 남북총리회담 개최와 남북정상 간의 수시 회담을 남북정상선언에 명시했다. 남북총리회담이 ‘2007 남북정상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 간의 총괄협의체라고 규정한 것이다. 총리회담은 특히 우리 측이 아닌 북측이 현재 진행 중인 남북장관급회담이 정세변화에 민감하다고 지적하면서 제안한 것이어서 남북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북측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남북 총리 간의 만남은 1992년 제8차 남북고위급회담이 종료된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달 26일과 지난 9일과 11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남북총리회담을 위한 예비접촉 결과에 따르면 이번 회담의 의제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개성공단 활성화 △남북경협 추진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현안 해결 △사회문화분야 교류협력의 활성화 등 남북 간 경제협력과 공동번영, 교류협력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된 의제 중에서도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주목받는 분야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남북조선협력단지사업 등을 포함한 남북경협 의제다. 최평락 산업자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을 단장으로 통일부와 산자부 관계자, 대우해양조선·현재·삼성·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 관계자, 조선 기자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남북조선협력을 위한 현지실사단은 이미 지난 3일 방북해 7일까지 협력단지 건설 후보지인 북측 남포와 안변 현지를 돌아보고 실무사항을 북측과 협의한 후 귀환했다. 이번 회담에선 조선산업단지 개발을 포함한 남북 간 다양한 경협사업들의 실질적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시기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2월 7일 준공 예정인 이산가족 상시면회소 문제 등 인도적 현안 문제와 사회문화교류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처럼 이번 회담이 ‘2007 남북정상회담’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이란 점에 주목하고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합의 도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즉시 실천이 가능한 사안은 구체적인 추진방안에 대해 합의를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이행일정을 담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남북정상선언 이행의 총괄협의체로서 총리회담의 정례화 기반을 마련하고, 분야별로는 하위 회담체를 구성해 남북 간 합의사항의 본격적인 이행을 위한 추진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남북총리회담에 참가할 우리 측 대표단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수석대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차석대표로 하고 임영록 재정경제부 차관과 오영호 산업자원부 차관, 이춘희 건설교통부 차관, 박양우 문화관광부 차관, 서훈 국가정보원 3차장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북측 대표단은 김영일 내각총리를 단장으로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와 백룡천 내각사무국 부장,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 박정성 철도성 국장, 박정민 보건성 국장 등 역시 7명으로 짜여졌다. 특히 북측 단장을 맡은 김영일 내각 총리는 우리 측의 옛 교통부에 해당하는 북측 육해운부(현 육해운성) 말단 직원으로 출발해 총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란 점에서 주목을 끈다. 김 총리는 항해기사 자격을 가진 해운 전문가 출신으로 1994년부터 올 4월 총리로 기용되기까지 장관격인 육해운상으로 재직했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조선협력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총리는 또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4개국을 순방해 북한이 베트남 모델을 배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한 인물이다. 아울러 양측 수행원은 각각 5명으로 구성되며, 우리 측은 유관부처 실무인원 5명으로 구성됐다. 북측 대표단은 기자 8명을 포함해 모두 43명이다. 북측 대표단에서 군부 인사가 빠진 이유는 이달 27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남북장관급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남북총리회담에 참석하는 북측 대표단은 회담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11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고위급회담 관례대로 공항에서 북측 대표단을 영접한다. 양측 수석대표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영일 북측 내각 총리는 낮 12시 30분께 숙소인 워커힐호텔 현관 앞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대표단은 이어 이날 오후 워커힐호텔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저녁에는 총리 주재의 환영만찬이 예정돼 있다. 회담 둘째 날인 15일 오전에는 남북 대표단 회의가 열리며 오후에는 참관이 있을 예정이다. 북측 대표단의 참관장소는 남북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이날 저녁에는 남북 대표단이 동석하는 공동석식이 마련돼 있다. 셋째 날인 16일 오전 종결회의를 가진 후 공동합의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제1차 남북총리회담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 2·13 합의와 10·3 합의를 통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에 불고 있는 평화와 화해의 ‘훈풍’을 취재하려는 국내외 언론들의 관심도 뜨겁다. 통일부에 따르면 13일 현재 서울 워커힐호텔에 설치되는 프레스센터 출입증을 받기 위해 등록한 내외신 기자 수는 500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내신기자들은 370여 명이며 외신은 190여 명이다. 프레스카드 신청은 총리회담이 열리는 프레스센터 현장에서도 가능하다. 정부는 남북총리회담을 취재하는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편의를 위해 14일 오전 9시 여는 서울프레스센터(워커힐호텔 비스타홀, 지하 2층)를 회담 마지막 날인 16일까지 24시간 운영할 방침이다. 남북총리회담 진행상황과 합의결과에 대해선 이번 회담 차석대표(회담대변인)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수시 브리핑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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