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8일 참여정부 평가포럼 특강이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결정에 대해 “어디까지가 선거운동이고, 어디까지가 정치중립이냐”며 “모호한 구성요건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북 익산 원광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학위를 받은 후 가진 특강에서 “공무원법에서는 대통령의 정치활동은 괜찮다면서 선거에는 중립하는 방법이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어떻게 대통령이 정치 중립을 하느냐”면서 “대통령은 가치와 전략을 가지고 정당과 함께 치열한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잡고 그 다음 정권을 지키는 데까지, 비록 내가 안나오더라도 의무를 가지고 있는 사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증세냐 감세냐, 아니면 복지냐 감세나 이걸 놓고 지난 2년 동안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 왔는데 거기에 대해서 ‘대통령은 지금부터 입 닫아라’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며 “그래서 사실에 맞지 않는 이런 것도 앞으로는 바꾸어 고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에 유래가 없는 위선적인 제도”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선거법을 어떻게 함부로 할 수 없어 난감하지만 어떻게든 여러 가지 방도를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최근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언론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언론권력은 가장 강력한 권력수단을 보유한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독재 시대에는 독재와 결탁하고, 시장이 지배하는 시대에는 시장 또는 시장 지배자와 결탁하고, 권력에 참여해서 버스럭지(부스러기)를 얻어먹던 잘못된 언론이 많이 있었다”면서 “독재가 무너지고 나니까 스스로 권력으로 등장해서 누구는 대통령이 된다, 누구는 안된다까지 결정하려고 했었죠”라고 되물었다. 이어 역사적으로 언론은 민주주의의 무기였다고 전제한 뒤 “권력에 맞선 시민사회의 무기였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헌법의 정치적 자유의 핵심적인 제도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언론은 보호받고 있지만, 그것은 권력에 맞선 언론, 시민사회의 대변자로서의 언론일 때 그와 같은 특수한 지위를 우리가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것이 수행하는 행위의 가치성 때문에 거기에 우리가 정통성을 부여했던 것인데 어느덧 민중을 억압하는 기제로, 민중을 억압하는 편에 서서 민중을 속이는 데 앞장선다면 그 정통성을 어디서 인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이것이 우리 민주주의의 하나의 위기”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정경유착, 권언유착, 언론의 지배에 맞설 수 있는 사회적 힘과 제도는 무엇인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며 “결국 국민 개개인의 목소리, 그리고 국민들이 단결해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권력이 문제가 될 때 소비자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조직하고 단결해서 시장지배 권력의 횡포에 맞서야 하는 것”이라며 “언론도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결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원광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원광대 측은 학위 수여 이유에 대해 노 대통령의 △인권변호사로서 헌신 △1987년 6월 민주항쟁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민주화에 기여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정치로부터 독립 △지역주의 타파 △국가균형발전 기여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분위기 조성 △선진국형 경제기틀 마련 △지속가능한 사회복지정책 수립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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