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합의에 따라 설치된 5개 실무그룹 중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경제 및 에너지협력’ 실무그룹 1차 회의에서 우리 측은 북한에 제공될 중유 5만t의 이행시기와 절차를 북측과 협의하고, 중국이 바로 다음 단계에 북한에 제공할 분량을 중유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5일 밝혔다.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로 경제 및 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의장을 맡고 있는 천영우 본부장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베이징(北京)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1차 회의가 끝난 뒤 “중국이 지원할 물량이나 지원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우리 측은 1차 지원분인 중유 5만t을 선박 3대에 나눠 한꺼번에 배송하기로 했으며, 배송 시기는 핵시설 폐쇄·봉인 상황을 검증하는 IAEA 사찰단의 북한 입국 시점에 맞추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지난달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중유 5만t 지원에 들어가는 약 200억원의 비용을 남북협력기금 예비비에서 지출하기로 결정하고, 지난주 조달청을 통해 중유 지원 집행 업체로 GS 칼텍스를 선정하는 등 지원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모두 마친 상태다. 이날 1차 회의에서 핵시설 불능화 단계까지 북한에 제공될 중유 95만t 상당의 추가 지원에 대해 북한은 희망 품목을, 나머지 참가국들은 지원가능 품목을 제시했다. 15일 실무그룹 회의에 앞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 병원에 발전기를 제공하려고 논의 중이며, 실무그룹에서 북한과 기술적인 부분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북한은 김명길 주 유엔 대표부 정무공사, 중국은 치우궈홍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 러시아는 다비도프 외무부 아주1국 선임 참사관, 일본은 주니치 이하라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부국장, 미국은 커트 통 국가안보회의 아시아경제담당관이 각각 참석했다. 6자회담 2·13합의에 따른 실무그룹 회의는 16일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회의가, 17일 한반도 비핵화 실무회의가 열리고, 빠르면 18일 북·미 관계 정상화문제를 다룰 두 번째 실무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북한 외교관 우리 공관 첫 발 디뎌또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19일 6자회담을 열어 실무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2·13 합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다음달 6개국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공사는 우리 공관인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함으로써 북한 외교관이 업무차 우리 공관에 첫 발을 디딘 사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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