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동안 건강이 악화돼왔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지난 27일 밤(이하 현지시간) 중태에 빠졌다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밝혔다.현재 의료진이 라말라 청사로 들어가 아라파트를 진료하며 그의 입원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중이다. 하산 아부-리브데 팔레스타인 총리 비서실장은 "아라파트가 중태에 빠지긴 했지만, 의식을 잃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6시간 동안 아라파트의 병세가 악화됐다." 그는 "현재 이집트와 튀니지 의료진이 아라파트를 진찰중이며, 치료를 돕기 위해 아라파트의 주치의를 포함한 요르단 의료진이 이곳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라말라 청사에 주재중인 팔레스타인의 한 고위관리는 "아라파트의 상태가 굉장히 위독하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아라파트(75세)의 건강이 약화돼 사람들을 만나기도 어렵고, 걸음을 걷기도 힘들어 이동시에는 주위의 도움을 받아서 움직여야 할 정도다. 또한 아라파트는 음식물을 먹지도 못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라디오는 지난 27일 밤 아라파트가 의식을 잃었다고 보도했지만,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그러한 보도를 부인했다. 팔레스타인의 하난 아쉬라위 의원은 "팔레스타인의 최고위급 관리들이 지난 26일부터 회담을 갖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회담의 성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모든 인사들은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라고 아쉬라위는 말했다. "아라파트 수반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든지, 그것은 팔레스타인에 굉장히 큰 타격이 될 것이다." 파타운동 중앙위원회는 "지난 27일 오전, 아라파트 총리가 마흐무드 압바스 전(前) 총리를 자신의 후임으로 임명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파타운동'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주류계파로 팔레스타인 민족주의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파타운동 중앙위원회의 압바스 자키는 "이후 압바스와 아흐메드 쿠레이 총리가 라말라 청사를 방문했지만, 아라파트가 중태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면담이 거부됐다. 이후 이들은 라말라 청사를 떠났다"고 전했다. 라말라 청사에 주재하고 있는 야세르 아베드 라보 보좌관은 "이집트와 튀니지 의료진이 아라파트의 입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청사 밖에는 구급차들이 대기중에 있으며, 이스라엘도 아라파트의 입원치료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제네바를 방문중인 나빌 샤아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그동안 아라파트와 계속 연락을 취해왔으며, 그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아라파트는 음식을 넘기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는 주사를 통해 영양소를 공급받고 있었으며, 그래서 더욱 체력이 약한 상태였다"고 샤아스는 전했다. 그는 아라파트가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라파트의 건강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아직까지는 어떤 의학적인 이유로도 설명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샤아스는 밝혔다. 아라파트는 지난 두 주 동안 계속 병마에 시달려왔다. 당시,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아라파트의 건강악화 원인으로 처음에는 독감이나 위질환, 나중에는 담석증 등 여러가지 질환을 주장해왔다. 이스라엘은 2000년 9월 시작된 팔레스타인의 폭동에 있어 자살폭탄테러와 여러 폭력행위들을 선동했다고 비난하며, 2001년 말부터 아라파트를 라말라 청사에 연금해왔다. 아라파트는 이같은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한 관리는 "사울 모파즈 국방장관이 라말라 청사의 의료진으로부터 아라파트의 상태를 보고받은 후 아라파트가 라말라 병원에서 입원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팔레스타인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과거 이스라엘은 아라파트가 라말라를 떠나는 것은 자유지만, 차후 그의 귀환이 허가될지에 대해서는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아라파트는 오랫동안 파킨슨병을 앓고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측근들에 따르면, 아라파트는 1992년 리비아에서의 치명적인 비행기 추락사고에서 당한 신경부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아라파트는 지난주 계획됐던 회담들을 모두 취소했으며, 이슬람의 성월(聖月)인 '라마단'의 개막 기도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아라파트가 고열과 구토에 시달렸지만 회복되고 있으며, 좀 더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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