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일본 열도를 강타한 지진으로 나흘동안 고립됐던 한 아기 엄마가 구조된 지 몇시간만에 사망했다고 일본 병원관계자들이 밝혔다.지난 27일 다카코 미나가와(39)가 딸 마유(3)와 아들 유타(2)와 함께 밴을 타고 가다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돌무더기로 덮힌 밴 속에 나흘동안 고립됐다. 그 후 다카코와 아들 유타는 구조됐으나, 아기엄마는 그 후 몇시간 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딸 마유는 여전히 밴 속에 갇혀 있는 상태다. 일본의 TV방송은 니가타 현에서 구조팀이 돌과 흙더미가 반쯤 덮고 있는 밴 속에서 다카코와 아들 유타를 구해내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두살박이 유타가 사고 당시 밴에 타고 있지 않았던 아버지와 함께 회복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구조작업 중 산사태가 난 지역에 여진이 발생하고 날도 어두워져 구조 작업이 위험해지자, 구조팀은 여전히 돌더미에 깔려 있는 마유를 구조하는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로이터 통신은 여진이 구조작업 현장을 흔들었을 때, 구조 대원들이 손전등을 비추고 삽, 쇠지레를 이용해가며 일가족 3명을 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카코와 두 아이는 일본 열도의 관심의 초점이 됐다. 지진의 혼란이 지나간 후, 일본의 주요 TV방송들은 다카코의 아버지가 딸과 손자 손녀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방영했었다. 차가운 흙과 돌에 파묻힌 밴 속에서 아이들과 엄마는 음식과 물도 없이 나흘동안이나 밀려드는 추위를 이겨야했다. 수도 도쿄에서 북쪽으로 150 마일 (2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니가타현에 진도 5.9에서 6.8 정도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 23일 저녁 때였다. 로이터 통신은 그 후로도 수차례 강력한 여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가장 강력했던 23일 지진으로 집중 강타당했던 곳인 오지야시에서는 27일 아침에도 또 한차례 지진이 발생해 건물 한 채가 붕괴됐다. 이날 지진으로 집을 잃은 피난민들은 대피소에 모여 공포에 휩싸인채 울부짖었다. 한 일본 TV방송은 토카마치시 대피소 문으로 달려들어오는 한 여성의 모습을 방영했다. 도쿄에 있는 고층 건물들이 흔들렸고, 니가타 공항은 폐쇄 조치를 내렸다. 일본인 10만여명이 현재까지 임시변통으로 마련한 대피소에서 살고 있다. 지방 당국들은 주민들에게 지난 23일 발생한 지진이 완전히 끝나고 안전해졌다고 선포되기 전까지는 집으로 돌아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수많은 가옥이 돌무더기로 변해버렸다. 집을 잃은 주민들은 인근 학교나 체육관 심지어 자동차 안에서 밤을 지새고 있다. 일본 정부는 식사 30만 명분과 담요 1만개를 공수했다. 그러나 여전히 물품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진에 이어 내리기 시작한 비는 구호 작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구조당국은 아무리 비가 적게 내린다 하더라도 산사태의 위험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이 노인인 피난민들에게 있어 추위도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가장 강력했던 23일 지진 후 사람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여진이 무려 4백40여차례 발생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발생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도로 곳곳이 산사태로 흙에 덮혀있거나 구부러져 있어 구조작업에 어려움이 많다. 구조 대원들은 헬리콥터와 차량을 동원해 구호소나 고립된 지역으로 긴급 지원 물자를 전달하려고 노력 중이다. 지난 26일 저녁까지 2만8천5백 가구가 전기 공급을 받지 못했고, 4만5천명이 수도 공급을 받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지역 재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우선 이번 지진 재앙 사태로 인한 피해액이 얼마나 될 지 파악할 것이다. 그후 복구 및 재건사업에 필요한 추가비용을 마련하겠다"고 일본의 히로유키 호소다 관방장관이 말했다. 이번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기 불과 며칠 전에는 10여 년 만에 최악의 태풍이 발생했었다. 당시 태풍으로 78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실종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은 세계에서 지진 발생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지난 23일 지진은 1995년 일본 고베를 강타해 6천4백여 명이 사망한 지진이래 가장 강력한 것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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