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합의했던 남북 군사당국간의 장성급 회담이 이달 중순께 열릴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권호웅 북측 단장은 지난 7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제14차 남북장관급회담 종결 전체회의를 마친 직후인 오전 11시 40분께 전격적으로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와 접촉을 제의해 장성급회담에 대한 북한 군당국의 수용 의사를 공식으로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9월 제주도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제외하고는 군사당국간 최고위급 회담 채널이 개설되게 됐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남북 교류협력 흐름에 맞추어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제14차 장관급회담을 마치고 서울로 귀환해 삼청동 회담사무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권 북측 단장은) 군사당국간 회담의 시간을 멀리잡을 것 없다고 했고 이달 중순을 전후해서 열릴 것"이라며 "다음 주중에는 연락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장관은 북측의 전격적인 장성급회담 수용과 관련, "다른 남북관계에 대한 고려가 있어서 그런 결론을 낸 것일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교류협력이 제일 큰 힘이었고 군사 당국간 회담을 견인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5∼6월 꽃게철에 그동안 서해상에서 두 차례 남북간 무력충돌이 있었던 만큼 양측 모두 군사적 긴장고조에 따른 우발적 충돌 예방에 공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더 이상 회담 시기를 늦출 수만은 없는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단 시급한 것이 서해상 꽃게잡이로 인한 충돌방지인 만큼 먼저 그 쪽으로 접근하고 여건이 조성되면 차차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본질적인 군사문제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지난 2월 12일 오전 남북군사실무회담 문성묵(육군 대령) 남측 수석대표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북측에 보내 소장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장성급 회담을 2월 23일 판문점에서 열자고 제의했으나, 그동안 북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장성급 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로는 대북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김국헌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 소장)이 맡고, 장소는 판문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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