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종료와 함께 여당발 정치권 새판짜기가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27일 열린우리당 의원 워크숍에서 ‘대통합’ 결의가 이뤄진 데 이어 여당 내 양대 계파의 수장인 두 사람이 사실상 통합신당에 공개 합의함에 따라 신당 추진작업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28일 ‘원칙 있는 국민의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전당대회에서 평화개혁세력과 미래세력이 대통합을 결의한다는 데 합의했다.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은 이날 긴급회동 후 발표한 합의문을 통해 “국민은 지금 우리당에 절망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질서를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원칙 있는 국민의 신당’으로 수렴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여기에서 당원의 총의를 모아 평화개혁세력과 미래세력의 대통합을 결의함과 동시에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각계각층의 양심 있는 인사들과 함께 준비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정가에서는 이날 두 사람의 회동은 사실상 신당 추진 로드맵을 확정한 것으로 평가했다. 의원 세력분포상 정동영계는 50∼60명, 김근태계는 30∼40명으로 전체(139명)의 3분의 2를 점하고 있어 범여권 통합논의가 움직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는 것.실제 정 전 의장은 김 의장과 회동하기 전 김원기 전 국회의장, 조세형 상임고문, 문희상·천정배 의원 등 중립지대에 있던 중진그룹과 연쇄 접촉, 일정한 공감대를 얻어낸 것으로 전해졌다.◆결별수순 시동 걸리나 두 사람은 이날 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제동을 걸고 있는 통합신당론을 적극 천명함으로써 사실상 차별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두 사람의 합의에 대해 친노진영을 주축으로 한 당 사수파는 “당을 흔들기에 앞서 두 사람이 대선 불출마 등 기득권 포기부터 선언해야 한다”며 즉각 반발했다.친노계열의 이화영 의원은 “사실 두 분은 우리당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분들”이라며 “중이 절을 싫으면 떠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당을 흔들려 하지 말고 신당을 만들려면 다른 데 나가서 만드는 게 예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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