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니스 브라이언 지음 /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값
퓰리처는 현대 저널리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언론이 갖고 있는 공적 성격(정론 지향)과 사적 성격(이윤 추구)의 탁월한 조화를 그만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인물도 없다.
퓰리처는 특권층이 아닌 ′대중′을 위한 봉사라는 민주주의적 사상과 원칙을 철두철미하게 지켰다. 흑색 선전, 깡패를 동원한 정치 폭력, 광고 철회 등 타락한 국가권력과 정치가·로비스트·악덕 자본가들의 온갖 공격에 맞서 지속적으로 부패 추방 캠페인을 벌였고, 특권층의 이익을 옹호하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구속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워서 끝내 언론 자유를 지켜냈다. 영국과 대치할 당시에는 전쟁 불사를 외치는 대다수 언론과 달리 끝까지 평화를 주장하여 거의 혼자 힘으로 전쟁을 막기도 했다.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퓰리처상은 ′저널리즘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확고한 명성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책 속으로...... 퓰리처의 신조는 이런 것이었다.
“신문은 철저히 정확해야 하며, 좋은 취향을 거스르거나 독자들의 도덕적 품격을 낮출 수도 있는 음란하고 외설적인 것들은 모두 피해야 한다”. 그러나 이 조건 안에서라면, 뉴스를 싣는 것이 신문의 의무이다. 여기서 좋은 취향이란 삶의 불쾌한 측면들이 언급될 때만다 기분 나빠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도덕이란 부도덕성의 존재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좋은 취향이란 솔직함과 품위를 반드시 결합시켜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고, 도덕적 품격이란 악덕과 마주쳤을 때 느슨하게 풀어지지 않고 단단하게 마음을 다잡는 것이다.
---p. 181
그의 하루는 아침 9시에 시작되었다. 그 시간이 되면 런던 출신으로 그의 집사장이자 절친한 친구인 자베즈 더닝햄이 옷 입는 것을 도와주었다. 아침식사 도중과 아침식사 후에는 비서 한 명이 <뉴욕 월드>의 주요 기사들을 그에게 읽어주었고, 퓰리처는 몸짓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기사 내용이 마음에 들면 그는 코나 턱수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는 의자에서 몸을 꿈틀거리곤 했는데, 그 뒤에는 대게“글 솜씨도 형편없고, 편집은 갈퀴를 가지고 한 것 같군. 나쁜 버릇과 그보다 더 나쁜 재주를 보여주는 좋은 예야. 선정적으로 다뤄진 데다, 이야기 배열도 형편없고, 기자가 제멋대로 끼적인 말들로 가득 차 있어. 산만하고 장황해. 이런 버릇은 반드시 고쳐야 해” 같은 말들이 속사포처럼 연달아 터져 나오곤 했다.
---pp. 667~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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