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투르크에게 열광한다′얼마 전 끝난 월드컵에서 터키팀의 경기가 열리던 날 7천여명의 한국인들은 터키국기가 그려진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비바투르크"를 외쳐댔다. 이런 터키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호의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를 "칸카르데쉬(피로 맺여진 형제)"로 부를 정도로 강한 애정을 표시하는 터키인들에 대한 당연한 우정의 표시이다. 한국전 참전을 인연으로 터키의 참전 용사들은 우리나라를 바탄(조국)이라고까지 서슴없이 말한다.
터키가 자리잡은 아나톨리아 반도는 우리나라처럼 여러 나라들의 분쟁장소가 되었는가 하면 그 속에서도 놀라운 문명과 문화를 이룩해낸 장이다. 지리상으로는 대륙의 극과 극에 위치해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어느 나라보다도 가깝게 느껴지는 터키에 대한 책이 발간되었다.
현재 주(駐) 터키 대사관의 외교관으로 있는 저자는 이미 터키 관련서 집필과 다수의 논문 등으로 꾸준히 터키를 연구한 것을 토대로 자신이 직접 느낀 현재 터키의 모습을 이 책에서 그려내고 있다.
구석기 시대 이래로 유럽대륙과 중동, 아프리카에까지 걸쳐 영향을 끼친 문명의 중심지로써 여러 신화의 배경이 되어 그 신비로움을 유지하고 있는 아나톨리아 반도. 그리고 서방세계를 뒤흔든 제국들의 수도였던 이스탄불은 고대, 중세, 근대가 혼재된 장소이자 기독교문명, 이슬람 문명 등 문화가 혼재된 장소이다. 국민의 99%가 이슬람을 믿고 있지만 57개 이슬람 국가 중 ′세속주의′를 택한 유일한 나라 터키는 배꼽티를 입은 여성과 두건을 두른 여성이 함께 걸어가기도 한다. 이렇듯 저자는 과거의 터키 모습과 현재의 터키 모습을 컬러 사진과 함께 각각 1부와 2부로 나누어 이야기해준다.
역사와 유적, 천혜의 자연조건,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갖춘 터키는 그동안 기독교와 서유럽 중심의 시각 속에서 두려움의 존재로, 때로는 경멸과 적대의 대상으로 잘못 인식되어져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제국의 후손으로 자존심이 강하고 명예와 대의명분을 중시하면서도, 초면의 길손에게 내아들, 내딸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정이 넘치고 인간적인 터키인들의 모습들을 발견하면 단순한 혈맹으로써 우호적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을 넘어 터키와 터키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환 기자> ijw@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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