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란 인터넷사이트(haneulnara.co.kr)가 있다. 그곳은 이 세상 누구도 받을 수 없는 편지를 받아주는 곳이다. 하늘나라 소식이 들려오는 곳이며, 하늘나라로 편지를 보낼 수도 있는 곳이다. 때론 ′천사광장′이란 곳이 열려서, 그리운 사람을 가슴에 묻은 이들이 서로 만나서 위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은 이 ′하늘나라′에 찾아와서 그간 부치지 못한 편지를 보낸다. "사랑하는 이여.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많이 보고 싶습니다"라고,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편지를 이 ′하늘나라 우체국′으로 보낸다. 그 사연들이 책으로 묶였다.
′아내의 빈자리′란 제목으로 묶인 책은 ′하늘나라′에 올라온 편지글을 가려 뽑은 것. 슬픔도 상품이 된다. 슬픔은 그 어떤 감정보다 마음을 정화하는 데는 유효한 약이 되기 때문이다. 슬픔을 주내용으로 하는 책 ′아내의 빈자리′도 세상사에 찌든 복잡한 심사를 가라앉히는 데 특별한 효과를 발휘한다. 잘 다듬어진 문장도 아니고, 눈을 확 빨아들이는 묘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 그 어떤 글보다 마음을 흔드는 힘은 크다.
일상 자체가 슬픔인 사람들의 글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 실린 사람들의 가엾은 슬픔을 읽다보면, 가족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복인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책은 잘 알려준다.
우리 주변에는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낸 뒤 슬프고 외로운 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말처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아픈 사연을 함께 나누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다.
<최용일 기자> cyi@krnews21.co.kr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