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개막…"괴테의 나라에서 한국 문화 소개"
이해찬 국무총리는 “독일의 경우처럼 북한을 흡수통일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하고 “통일은 평화적이고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18일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2005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참석차 독일을 방문, 괴테대학 헷센평화문제연구소 초청연설에서 “이는 독일의 경우 뿐 아니라 다른 분단국들의 경험에서도 얻을 수 있었던 교훈”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흡수통일의 시도는 북한의 반발과 함께 주변국들의 개입을 초래하고, 한국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며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라는 주변 4국과의 지정학적 관계와 전쟁을 치렀던 남북 양측 주민간의 통합 문제 등 정치 · 사회적 어려움 역시 독일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하고 흡수통일에 부정적인 정부의 인식을 내비쳤다. 그는 단계적 통일과 관련 “예상과는 달리 급작스럽게 다가왔던 독일의 통일은 사회전반에 예상치 못했던 후유증을 남기면서 지금까지 독일의 내적통합과 균형된 발전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는 통일이 단순한 영토결합이나 정치권력의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여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점진적·단계적으로 이룩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특히 서독정부가 진지하고 성의 있는 노력으로 통일독일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를 사전에 불식시켰던 점을 상기시키고 “우리 정부도 대북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이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얻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총리는 북핵문제와 관련 “우리 정부는 북핵 불용,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직접 당사자로서 적극적 역할 수행이라는 3대 원칙하에 북한 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는 점을 설명하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 9월 19일 마침내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 포기를 공약하는 대신, 여타국들이 북한에 대해 안보우려 해소, 관계정상화, 경제협력 및 에너지 지원을 약속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북한 핵 폐기의 절차와 방법, 시기 등은 계속해서 협의해 나갈 사항으로 남아 있지만, 이번 합의는 우선 시급한 북한 핵 위협의 해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북한 핵 폐기와 함께 북한의 주요 관심사항을 포괄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므로 북한 핵문제를 근원적이고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오후 2005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개막연설을 통해 “오늘 이곳 프랑크푸르트의 도서전은 동서양의 문화적 전통이 만나 대화하고 이해하는 위대한 정신적 비단길을 복원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런 의미에서 인류의 정신 유산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을 통한 만남은 진정 그 뜻이 깊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주빈국으로 초대받아 저 먼 동방에서 달려온 우리들은 여러분께 우리의 지적 전통과 문화를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인류에게 위대한 정신적 유산을 남긴 괴테와 헤겔의 나라에서 한국의 문학과 철학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우리 한국은 이번 도서전의 주빈국으로서 세계인 여러분께서 동시대에 살아가는 동방 민족의 정신과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 인류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데 기꺼이 동참할 것이며, 세계인 여러분께서도 마음을 열어 한국인의 정신과 깊고 그윽한 대화를 마음껏 나누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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