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대통령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군사적 우위 유지”
노무현 대통령은 2일 북한 핵문제와 관련, “어떤 가치도 평화 위에 두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를 최고의 가치에 두고 관계를 관리해 나가면 우리는 평화가 깨지는 일이 없도록 충분히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KOTRA 사옥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유치 성과보고회에 참석해 “우리는 평화를 원하고 또 평화를 지켜 나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는 우리 안보에 대한 위협 요인이다. 특히 핵실험이란 것은 아무래도 안보위협 요인이 증가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만드는가, 쏠 것인가, 사용할 것인가, 언제 어떤 상황이 되면 사용할 것인가, 과연 북한이 이 핵무기를 가지고 한반도를 선제공격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아마 여러분들도 곧 대게 답을 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특히 “평화는 군사적 균형이 파괴됐을 때 깨진다”며 “(북한의 핵실험에도) 현재로는 (남북 간의 군사적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군사적 균형은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한국 군의 역량으로 한국 국민의 역량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고, 아울러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동맹의 역량으로, 나아가서는 국제사회의 역량으로 이 군사적 균형이 파괴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한국은 그렇게 대응해 나갈 것이고 대비해 나갈 것이고 대비할만한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우리는 언제나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 우위를 가지고 북한을 상대로 위험한 도박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군사적 우위와 남북 간 우호적 관계로 평화 유지노 대통령은 군사적 균형을 토대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또 다른 조건으로 남북 간의 우호적 관계 유지를 들었다. “북한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은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전제한 노 대통령은 “한국전쟁의 경험, 좌우대립의 이런 경험 때문에 불신이 있지만 그러나 또한 영원히 적이 될 수 없는 상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리고 그 위에 평화를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자유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서 북한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반드시 폐기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폐기를 위한 노력이 또 다른 어떤 충돌의 계기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폐기할 때 까지 매우 합리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통해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마침내 남북관계,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질서를 만들어 나감으로서 궁극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또 반대로 얘기하면 핵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평화체제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한국은 이 진로 이외에 다른 길을 갈 수가 없다”며 “왜냐하면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 국민들이 평화를 원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전략에 대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이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권 바뀌더라도 대북 포용정책 기조 변하지 않을 것대북 포용정책과 관련, 노 대통령은 1989년 상황을 예로 들어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이미 남북 간에 화해와 협력의 정책은 시작이 된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합의와 남북 간 기본합의까지 만들어 내는 동안 북한에서 플루토늄 핵 프로그램은 진행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그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저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만 알았더라도 남북 간에 화해와 협력의 길을 통해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마 알고도 남북 간 비핵화 합의를 진행했을 것이라고 저는 추론한다”며 “몰랐더라도 나는 남북 간의 기본합의와 비핵화 합의가 결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포용정책과 무엇이 다르다고 얘기해야 할지 모르지만 그때 이미 포용정책의 기본방향은 나와 있었다”며 1993년 북핵위기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다 북미 간 대화에서 배제됐던 사례를 들어 “이제는 그때처럼 대화의 단절을 선택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대통령은 한국에서 이상 더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노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정권의 향배에 관계없이 이거는 우리 한국이 숙명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전략이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이해하신다면 한국이 그렇게 불안한 곳은 아니다”며 “한국 국민들은 이제 거기에 대한 경험도 훨씬 더 축적됐고 국가적 역량도 훨씬 더 커졌고 성숙돼 있다. 우리 국민들의 역량을 믿어주시면 좋겠다고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한편 노 대통령 연설에 앞서 ‘북한의 핵실험 이후 외국인 투자동향’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스티브 로저스 매그나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북 핵실험이 물론 어려운 상황을 제공하고 있지만 북미, 중동의 테러라든지 태풍, 쓰나미 등 자연재해도 감안해야 한다”며 “따라서 핵실험이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해야 하지만 이것이 부정적으로 외국인 투자에 타격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로저스 부사장은 “한국은 투자하기 적절한 나라이고 좋은 기회가 많기 때문에 우리 회사도 여기에 투자했다”며 “한국경제는 견실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상황이 투자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드레 노톰 솔베이코리아 회장은 “로저스 부사장 의견에 동의한다”며 “매일 신문보고 뉴스 보면서 기자분들께서 때로는 좀 무책임하게 뉴스보도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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