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불법승계와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일부 유죄가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민병훈 부장판사)는 16일 이 전 회장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하고 차명 주식거래를 통한 1128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는 일부 유죄로 판단해 이 전 회장에 대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상장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규정이 신설된 1999년 이후의 경우에는 양도차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더라도 입출금 거래 내역 등을 종합하면 부정한 행위로 봐야 한다”며 일부 유죄 판결했다.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직접 재산관리를 하지 않고 보고만 받았던 것이기는 하지만 양도소득의 귀속 주체로 조세포탈의 수익자일 뿐만 아니라 최상위 지휘감독자라는 점에서 다른 피고인들보다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에버랜드 CB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서는 “에버랜드 법인주주의 실권 결정은 모두 해당 법인에 대한 배임행위와 관련되는 것이므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및 실권으로 에버랜드가 손해를 봤다는 특검의 공소사실은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SDS BW를 저가에 발행, 삼성가의 재산 증식에 이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7년이어서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한다”고 덧붙였다. 이학수 전 부회장에 대해서는 2003년과 2004년도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에 집유 5년 및 벌금 140억원을, 2005~2007년도 조세포탈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에 집유 5년 및 벌금 600억원을 각각 선고했다.김인주 전 사장은 징역 3년에 집유 4년 및 벌금 740억원, 최광해 전 전략지원팀장은 징역 3년에 집유 4년 및 벌금 400억원을 선고받았다. 에버랜드 CB 사건으로 기소된 현명관 전 비서실장 등 2명은 무죄, 삼성SDS BW 사건으로 기소된 김홍기 전 삼성SDS 대표이사 등 2명은 면소 판결을 받았다. 조준웅 특검팀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재판부의 무지와 특검의 책무방기가 겹쳐진 참극”이라며 재판 결과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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