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8시56분쯤 강릉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했다는 ‘지진속보’를 낸 뒤 오후 9시3분쯤 KBS·MBC·SBS 등 방송사에 자막방송 협조를 바라는 ‘국내지진통보’를 발표했고 이에 방송사들은 같은 날 오후 9시10분을 전후로 보도를 시작했다. 지진속보시스템이 빠르게 가동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진대국인 일본의 지진속보시스템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 모습이었다. 우선 시청자들이 접하기까지의 시간이 더 빨라져야 한다. 지진피해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또 정보내용면에서 빈약했다. 진앙지가 ‘강릉 서쪽에서 약 23㎞ 떨어진 지역’이라고 전하면서도 지진파 무늬를 동해안에 쏠리게 잘못 제시한 방송사도 있었다. 또 “진앙지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서울·경기와 충청도의 북부 지역에서도 건물 위쪽에 있는 주민들이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고만 전하는 정도였다. 진앙지 이외의 지역은 진동이 어느 정도였는지 수치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일본에서는 지진 발생 후 5분 이내에 공용방송인 NHK 채널 등을 통해 지진에 관한 상세한 정보가 발 빠르게 전달된다. 강도에 따라 자막 방송 또는 속보방송이 이어진다. 여진과 해일 발생 가능성에 관한 정보가 곧바로 뒤따른다. 정확한 진앙지와 발생지역의 진도는 물론 진동이 미치는 전 지역의 진도가 수치화되어 디스플레이 된다. ‘지진발생, 강한 진동이 옵니다.’ 일본에서는 올 가을부터 이와 같은 ‘긴급지진속보’도 시작된다. 긴급지진속보는 TV와 라디오, 방재무선을 통해 일본 전역에 방송될 예정이다. P파(초속 약 7㎞)라는 초기의 미세한 진동과 큰 진동인 S파(초속 약 4㎞)의 시차를 이용해 진동의 크기와 도착시간을 예측해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