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실이 이 모양인데 나 혼자 훈장을 받기가 부끄러웠습니다.” 정년 퇴임을 앞두고 내려온 정부의 훈장을 스스로 포기한 고등학교 교사가 있어 뒤틀려 가는 교육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화제의 인물은 마산 합포고등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 김용택(61·사진)씨.내년 2월 정년을 앞둔 김씨는 지난 10월 31일 자신에게 주어진 정부의 옥조근정훈장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포기서를 경남도교육청에 제출했다.근정훈장은 33년 이상 근무한 퇴임 교사 전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훈장 수여 대상자가 된 김씨는 훈장 포기서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포기서를 직접 작성해 제출했다.◆“공적없는 훈장 무슨 의미”그는 포기서에서 “작금의 교육 현실을 볼 때 과연 훈장이나 포상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을 했다”며 “입시 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교육 현실에서 무거운 짐을 후배들에게 남기면서 훈장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상응하는 공적 없이 재직 기간에 따라 나오는 훈장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또 그는 “교육이 무너졌다고 난리들인데 퇴임 교사에게 모두 훈장을 준다니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초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마산지부장을 맡았던 김씨는 마산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근무하던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돼 학교를 떠난 뒤 1994년 복직된 이른바 ‘전교조 1세대’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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