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 위해 안간힘 썼지만 역부족 절감”
양건 감사원장이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뉴스21 배상익 선임기자/ 양건 감사원장이 임기 1년 7개월을 남기고 "직무의 계속적 수행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이르렀다"며 26일 퇴임했다.
양 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지난 2년 수개월간 함께 수고하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퇴는 개인적 결단" 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교체와 상관없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동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왔다"며 현 정부 들어 사퇴 압력에도 자리를 지킨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책무와 가치를 위해 여러 힘든 것들을 감내해야 한다고 다짐했다“며 ”헌법학자 출신이기에 더욱 그러했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그 동안 어떤 경우에도 국민들께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특히 감사업무 처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또한 "감사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무어니 해도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재임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 힘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고 소회 했다.
끝으로 "공직을 처음 맡았을 때 품었던 푸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나지만 후회는 없다.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채 여러분께 맡기고 떠나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며 "이제 사사로운 삶의 세계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그간 논란이 돼 왔던 청와대 관련 사퇴 압력설등 사퇴배경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 등에 일체의 대답 없이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양 원장은 지난 23일 박 대통령에게 전격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곧바로 사표가 수리 돼 사흘만인 26일 이임식을 갖게 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임기보장과 더불어 독립성이 보장된 감사원장의 사퇴가 정치적 외압설과 인사갈등설 등 잡음에 휩싸인 것에 대해 청와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 논란의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정치적 후폭풍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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