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이라고 일컫던 강원도 산불이 가까스로 진화되고, 지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 리고 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재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는 이 지역을 특별재난지 역으로 선포함으로써 사실상 적극적 정부지원을 시작했다. 수십 년 된 아름드리 나무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지만 우리는 마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다. 재해복구에 다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엄청난 면적의 산림훼손으로 인한 하천 및 해양오 염 등의 수자원 가치의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복 구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몇 가지를 짚어보기로 한다. 산림은 비가 왔을 때 수분을 어느 정도까지 흡수하고, 대수층으로 침투하게 만들어 한꺼번 에 많은 양의 비가 배수구역의 하단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산불 지역에서는 그러한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강우 시 토사의 유출과 함께 타다 남은 각종 유기물질들이 쓸려 내려와 하천이나 해양의 환경을 급격하게 저하시킨다. 이것들이 이 른바 비점오염원이라고 불리는 오염물질이다. 산불지역에서 발생한 이러한 비점오염물질은 하천이나 해양에서 영양물질의 농도를 증가시켜 빠르게 부영향화를 진행시킬 수 있다. 특히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지역은 백두대간을 끼고 있어 대부분 지역이 경사가 커 강우시 비점 오염원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외국의 경우는 경사가 커서 강우에 의한 유출량이 클 것으로 보이는 지역에는 배수구역의 하류 군데군데 작은 저수지를 만들어 흘러내린 빗물을 고이게 하여 중력에 의해 각종 부유 물질들을 가라앉혀 유출오염부하량을 감소시키는 방법을 많이 쓰고 있다. 또한 사정이 허락 한다면 간단한 스크린 장치를 설치하여 하천이나 해양으로의 유기물질 부하를 줄이고 있다. 이번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지역은 비가 왔을 때 대부분의 유출량이 하천이나 인근의 바다 로 흘러들어 가는 지역이다. 특별히 우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산불지역의 임시로라도 우회 배수로를 만들어 간단한 집수시설을 마련하고 산불지역 아래에서 빗물의 유속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간단한 둑 같은 차단벽을 우선 설치하여 유기물질이 수역으로 유입하는 것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또한 산불로 인해 토양 안에 살고 있는 지렁이나 곤충 그리고 각종 미생물이 죽음으로 인해 이들이 장기적으 로 각종 유기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잠재적 오염원이 될 수 있다. 이들에 의한 비점오염원 의 지속적발생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양에 사는 미생물은 토양 의 수분보유력을 향상시키는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의 죽음으로 인 해 강우에 의한 유출오염부하량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해복 구과정에서 이러한 토양미생물에 대한 특별한 대책들이 고안된다. 실제 외국 문헌에 의하면 산불발생지역에서 토양미생물이 다시 자리잡기 시작하는데는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보고가 있다. 눈에 보이는 부분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한 세심 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일반적으로 산불지역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건기지속시간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우 리 나라는 겨우내 쌓여있던 각종오염물질이 4, 5월에 시작된 봄비와 함께 하천이나 해양으 로 집중 유입하여 수질 악화에 주범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상가상으로 산불 이 발생하여 유기물질이 평상시에 비해 수십 배 이상 증가했을 것임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재해복구과정에서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하여 하천이나 해양의 수질오염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산불지역에서 강우시 비점오염원에 의한 유출오염부하량이 얼마나 발 생하는지에 대한 원단위(unit load) 산정에 관한 선행 기초조사도 아직 되어 있지 않은 실정 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차원에서 이러한 연구를 통해 산림의 훼손으로 인한 수질오염 및 수 자원관리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검게 변한 산등성이가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한다. 이제 남은 것은 모두 인 간의 몫이 되었다. 2차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산림을 복구하는 데 우리모두의 힘을 경주하 여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세대가 되도록 하자.<민동운 기자 min@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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