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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세계 주택가격 소폭 반등, 가계부채 늘어난 나라는 회복 지연’
  • 김만석
  • 등록 2013-01-30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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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락을 계속하던 미국 주택시장이 반등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세계적으로 하향세로 돌아섰던 주택시장의 반등 여부는 나라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버블 붕괴 후 가계부채 조정이 일정 정도 이루어진 나라에서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는 경향이 보인다.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비중이 높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주택경기 회복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세계경제를 저성장 국면으로 몰아넣은 금융위기의 시작점에는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붕괴가 있었다. 최근 다행히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주택경기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하향세로 돌아섰던 주택시장의 동향을 짚어본다.

세계주택가격의 반등

세계 주요국의 주택가격지수를 해당 국가의 GDP로 가중 평균하여 세계주택가격지수를 산출해보았다. 2000년~2006년 연평균 5%대의 상승세를 기록하던 세계주택가격은 2007년 1분기를 정점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2009년 1분기까지 고점 대비 10% 가량 하락했으며, 이후 하락세가 멈추는 모습을 보였다.

2009년 하반기 미국 주택가격이 소폭 반등하면서 세계 주택시장에 회복기미가 보이기도 했지만, 미국에서 주택가격의 추가적인 조정이 진행되고, 유럽위기가 재발하면서 세계주택가격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지부진한 양상을 이어갔다. 미국과 중국의 주택가격 반등에 힘입어 2012년 하반기 세계주택가격도 상승기조로 돌아섰다. 2012년 3분기 주택가격지수는 금융위기 직전 고점 대비 약 95%로, 그간 급등했던 주택시장 거품의 조정이 일정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수치로 보면 하락의 깊이와 폭은 더 크게 나타난다. 실질주택가격지수는 2011년 4분기 정점대비 84%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의 주택시장 움직임은 나라별로 차이를 나타낸다. 이들 국가를 주택가격지수가 계속해서 추락하는 나라, 어느 정도 하락 후 상승세로 돌아선 나라, 위기 중에도 주택가격 폭락 없이 상승세가 지속된 나라, 마지막으로 2000년대 주택가격 급증을 경험하지 않은 나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Type I. 여전히 버블 붕괴중인 나라

스페인, 아일랜드 등 남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버블붕괴의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남유럽에서는 유로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부동산 버블이 촉발되어 2000년대 집값이 폭등했는데, 2000년~2007년 사이 아일랜드와 그리스에서는 집값이 2배 가량 상승했고, 스페인에서는 2.5배 상승했다. 2007년 하락세로 돌아선 주택시장은 재정위기 우려와 경기침체로 가파른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실업률이 20%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주택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건설붐이 크게 일었던 스페인과 아일랜드에서는 곳곳에 생겨난 고스트타운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등 주택의 초과공급으로 인한 주택가격의 하락압력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스페인, 아일랜드의 주택가격은 위기이전 정점 대비 각각 25%, 49%로 떨어졌고, 유럽 재정위기의 핵심국인 그리스에서도 주택가격이 정점대비 26% 가량 하락했다. 지난 1년 동안에만 주택가격 하락률이 평균 -11%를 기록, 주택시장의 암흑기가 지속되고 있다.

Type II. 가격조정 진행 후 회복세로 돌아선 나라

남유럽 재정위기와 관련이 적는 선진국들은 대부분 일정 기간 동안 주택가격이 하락한 후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 금융위기 직후 주택가격이 고점 대비 80% 수준까지 추락했으나, 2년 내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비교적 주택가격 하락폭이 적었던 프랑스는 2009년 4분기부터 주택시장이 견조한 상승세를 보여, 2011년 3분기에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영국도 2009년 2분기부터 주택시장이 반등, 현재는 고점 대비 98% 수준까지 회복했다.

미국은 2006년 서브프라임 사태부터 폭락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주택가격이 하향세로 접어든 미국은 조정폭도 가장 컸으며, 최근 들어서야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평균 주택가격은 2011년 4분기에 2006년 1분기 고점대비 67% 수준에서 저점을 찍을 때까지 6년 가까이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 미국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2012년 상반기부터이다. 정부가 양적 완화를 통해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backed Security)을 매입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주택구입 비용이 낮아져 가계의 주택구입여력을 증가시키고 있다. 2012년 3분기 미국 주택가격은 위기 직전 고점 대비 71%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Type III. 가격 조정이 진행되지 않은 나라들

한편, 금융위기에도 주택가격이 크게 조정을 받지 않은 나라도 있다. 중국은 위기 시에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2011년 하반기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중국경제의 경착륙과 그에 따른 주택과열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전반적으로는 상승기조를 유지하면서 2012년 평균 주택가격은 2000년 대비 1.5배를 나타냈다.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집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호주는 2000년대 집값이 2.2배까지 상승해 주택시장 과열양상을 보였고, 캐나다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집값이 1.6배 상승한 바 있다. 지난 1년간 주택가격지수 상승률은 각각 2.8%, 3.3%로 최근까지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의 버블 붕괴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평균 주택가격지수는 2000년~2007년 연평균 7.7%에서 2007년~2012년에는 연평균 3.1%로 증가속도가 크게 둔화되기는 했지만,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2012년 6월부터 주택가격지수가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그 폭은 완만하며 2012년에는 2000년 대비 평균주택가격이 1.8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Type IV. 2000년대 주택가격 버블이 없었던 나라

이 외에도 금융위기 이전 버블 형성이 적거나 없던 나라에서는 위기에도 주택가격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독일의 경우는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집값은 2000년대에 걸쳐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해오면서 부동산 버블과는 무관한 모습이다.

일본은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주택시장의 장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2011년 일본의 평균 주택가격은 버블 붕괴 직전 역사적 고점의 0.4배 수준에 불과하며, 2000년 대비로는 0.7배이며 최근까지도 주택시장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조정 이후 반등 여부, 가계부채 조정이 변수

Type I, Type II처럼 2000년대 주택가격이 많이 오른 나라에서 대체로 가격 하락폭도 크기 마련이다. Type I, Type II 국가들은 2000년대 평균적으로 주택가격이 2.2배 가량 상승했고, 이는 Type III 국가들의 상승폭 1.5배와 차이를 보인다. 다만 Type I, Type II 국가들의 상승폭은 비슷한데, 위기 이후 반등 여부에서는 차이가 나타난다. 가격조정 여부 이후 주택시장 회복여부의 차이를 가계부채의 조정여부와 연관시켜 생각해볼 수 있다.

위기 직후 주택가격 폭락 후 반등에 성공한 나라들을 보면, 미국, 영국에서처럼 위기 이후 가계부채 조정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2007년~2012년 사이 가계부채가 129%에서 112%로 축소됐다. 가계의 채무조정(디레버리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택가격이 저점을 찍었고, 이후 가계의 구입여력이 생겨나 주택경기도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는 중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대출도 다시 재개되는 등 부채조정이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인다. 영국은 가계부채 비중이 2007년 가처분소득 대비 153%로 높은 수준이었으나, 채무 재조정 과정에서 2007년~2011년 사이 15%p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거품형성 후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공통적으로 가계부채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가계부채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는 2006년 190%에서 지속적으로 상승, 2011년에는 206%에 이르렀다. 스페인 역시 같은 기간 동안 111%에서 125%로 가계부채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재정위기로 소득이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부채를 줄일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택가격 하락은 주택보유자의 자산 감소로 이어져 가계 구매력을 더욱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부채조정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집값이 현재까지도 추락을 거듭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독일, 중국은 기타 선진국에 비해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영향이 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문제도 크지 않다. 독일은 61%, 중국은 20%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한편 가계부채가 상대적으로 우려되는 나라들은 버블 붕괴 없이 주택가격이 빠른 상승세를 이어온 나라들로 호주, 캐나다가 이에 속한다. 이들 국가에서는 공통적으로 가계부채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호주와 캐나다에서는 2000년~2011년 주택가격지수가 1.6배 상승하는 동안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각각 110%에서 146%, 103%에서 135.3%까지 크게 상승했다.

증가하는 가계부채, 주택 시장 회복의 걸림돌

우리나라도 가계부채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국가 중 하나다. 2012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4%로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데다 위기 이후 가계부채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가계부채증가율은 2005~2011년 연평균 9.5%를 기록하여, 주택가격상승률 4.6%를 크게 상회했다.

위기 이후 여러 나라에서 가계부채가 일정 정도 조정을 받고 나서야 주택시장이 상승국면으로 전환된 바 있다. 주택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위해서는 부채 조정을 통한 가계의 구매력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가계부채 문제가 주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LG경제연구원 이혜림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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