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송파에서 살던 탈북자가 북한으로 되돌아간 이른바 ‘박정숙 사건’이 탈북 사회를 소란스럽게 했다. 탈북자의 얼굴에 먹칠 했다는 의견과 아들을 살리려는 어머니의 모성 이라는 동정론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녀가 한국에서 사채까지 빌려 가며 돈을 모은 후 북한으로 갔다는 이야기가 탈북자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한국에서 받은 정착금과 임대아파트를 반납하고 받은 보증금, 그리고 개인적으로 모으거나 빌린 돈 등, 그녀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돈을 장만하고 북한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한달 전 뉴포커스 앞으로 '박정숙 사건' 이후 중국에 있는 일부 브로커들이 위장 탈북을 전제로 북한주민을 유혹한다는 제보가 있었다. 이를테면 북한주민을 상대로 하는 신종사기인 셈이다. 그 제보자는 중국을 오고 가는 탈북자였고 자신이 직접 중국 브로커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뉴포커스는 보다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위해 한 달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유사 사기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어제 마침내 연길에 사는 중국 조선족 통신원으로부터 확실한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네, 실제로 그런 동향이 있답니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몇 명 브로커들이 탈북자들에게 박정숙이 사례를 설명하면서 '기획재입북'을 부추긴다고 합니다. 아무에게나 회유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탈북한 사람들을 노린다고 합니다. 이유는 가족 중에 한 사람만 위장탈북시키고 나머지 식구들은 인질로 잡아놓고 협박하기 위해서입니다. 브로커들은 하나원에서 3달 교육 받고 여권을 받은 다음 대출받아 나올 때까지 자기들은 식구들을 먹여살리며 보호해 준 비용만 받겠다고 한답니다."
중국 통신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중국 조선족 브로커에 의해 제2의 박정숙이 될 목적으로 이미 한국에 들어온 위장탈북자가 있다는 것이다.
브로커들은 더 많은 위장탈북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북한에도 소문을 퍼뜨린다고 한다. 한국은 돈이 많아서 은행이나 개인들이 탈북자들에게 돈을 잘 꾸어주는데 그렇게 백만달러를 걷어가지고 오면 된다고 말이다. 실제로 북한에선 지금 국가보위부가 박정숙의 백만달러를 회수했지만 김정은이 그대로 돌려주라고 해서 백만장자로 산다는 소문이 돌 정도라고 한다.
제2, 제3의 박정숙을 만들어내는 이런 위장탈북이 확대될 경우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브로커에게 돈을 전부 떼우는 것보다 더 큰 상실은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탈북자들에게 정착의 기회를 다시 한번 빼앗는 것이다. 지금도 탈북자라면 은행 대출이 안 되는 형편이다. 이런 탈북자들에게 또 다른 차별의 빌미를 주는 격이 될 것이다.
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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