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의 과열 경쟁이 애플 '아이폰5'마저 무너뜨렸다. 애플의 보조금이 없기 때문에 정해준 가격대로 팔리는 관행에서 벗어나 일선 대리점에서 아이폰5 가격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 과열 경쟁 조짐이 나타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과 KT에 구두 경고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SK텔레콤, KT 일부 대리점은 아이폰5에 자체 보조금 15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년 약정을 맺고 6만2000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하면 출고가 81만4000원짜리 아이폰5 16GB(기가바이트) 할부원금은 이동통신사의 공식 보조금 13만원이 적용돼 53만4000원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요금할인까지 포함하면 아이폰5 가격은 11만16000원으로 낮아진다. 요금할인이 많은 8만5000원짜리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면 아이폰5를 요금할인 전 통신요금만 내면 손에 쥘 수 있다.
그동안 아이폰은 제조사 보조금이 없기 때문에 이동통신사에서 공지한 가격대로 팔렸다. 아이폰5가 관행을 깨고 이동통신사가 공지한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리는 것은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 경쟁이 치열해져서다.
이동통신사는 LTE 가입자 모집에 따라 대리점에 일정 부분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대리점들은 가입자를 많이 모집하기 위해 가입자 모집 인센티브를 아이폰5 가격 인하에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대리점 사이에 물량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대리점이 출혈 경쟁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특히 SK텔레콤은 대리점을 통해 아이폰5 예약가입을 받으면서 대리점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재원은 대리점이 가입자 관리로 매달 이동통신사한테 받는 수수료다. SK텔레콤은 신규 가입자의 경우 사용요금의 6%를 48개월간 대리점에 지급하고 있는데 대리점이 가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미리 이 돈을 쓰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현재 20만원이 넘는 인센티브는 이동통신사가 주는 범위를 넘어선다"며 "대리점에서 자체적으로 보조금을 주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폰5에 대한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방통위는 이날 오전 SK텔레콤과 KT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구두 경고를 내렸다.
방통위는 아이폰5에 대해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13만원과 유통점에서 지급하는 10만원 등 가이드라인인 27만원 이내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일부 유통점에서 가입자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아이폰5 관련 2개 사업자를 소집해 아이폰5 관련 시장 안정화를 당부했다"며 "사업자 역시 과도한 경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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