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재미교포의 엉터리 북한여행기 (1/2)
  • 양길영
  • 등록 2012-10-25 13:49:00

기사수정
  • 북한의 ‘트루먼 쇼’에 놀아난 여행객
뉴포커스-재미교포 여성이 북한을 여행한 경험담을 기고한 ‘재미교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라는 글이 한 인터넷 신문을 통해 소개됐다. 글쓴이는 민족의 동일성을 강조하거나 북한 주민의 순수한 모습을 자주 묘사하며 북한도 대체로 ‘사람이 살만한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무턱대고 북한을 옹호하는 것이 아닌 사소한 사건에선 북한의 부족하고 아쉬운 점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은 ‘알고 보니 북한도 사람 살기 괜찮더라.’ 라는 식으로 대부분 여행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북한의 실상을 얕잡아 보는 듯하다가도 결국 마무리는 훈훈하게 하는 틀에박힌 패턴으로 여행기를 쓰고 있다. 도시 전체가 영화세트장 같은 평양 및 지방 도시를 들러보고 마치 북한의 대부분을 자기가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른 것 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글을 올린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글을 본 탈북자의 반응은 어떨까?

한마디로 탈북자의 공통된 의견은 “순진한 아줌마 한 명이 북한의 놀음에 놀아난 격.”이라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무지한 그녀였기에 자신의 예상과 다른 겉모습을 가진 북한의 모습을 접할 때마다 마치 북한이 전혀 다른 세상인 것처럼 혼자서 놀라는 모습은 마치 순진한 초등학생처럼 느껴졌다. 북한 안내원이 정해주는 도시 몇 군데의 모습을 보고나선 마치 북한의 모든 면을 다 보고 온 듯이 글을 쓴 것이다.
 
그래선지 그녀가 의도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라고 믿을만한 글들도 적지 않았다. 여행기 속에서 등장하는 북한주민이나 주변인이 말한 내용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 단순히 단어 선택의 실수라고 볼 수 만은 없는 부분들이다.
 
예를 들면 북한 안내원이 북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용 중 "여기서도 학교 공부 외에 더 공부하기도 하지만, 돈을 주고 하는 경우는 없습네다. 주위에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는데 고저 때 되면 선물하는 정도입네다."라는 구절이 있다. ‘고저’라는 단어까지 생생히 묘사한 글에서 ‘선물’이라는 단어를 실수로 넣었을 리는 없다.

북한에서 선물이라는 단어는 감히 일반 북한주민이 사용할 수 없다. 오로지 김일성 일가로 부터 무언가를 받았을 때만 쓰이는 신격화 단어인데 그것을 북한 안내원이 일상용어로 사용했다는 것은 북한에선 상식 밖의 일이다. 글쓴이가 정확히 말을 지어내려 했다면 북한식으로 선물 대신 ‘기념품’이란 단어를 썼어야 한다.
 
더구나 북한 운전사가 “남한은 잘산다면서 왜 자살률이 높으냐”며 갑자기 묻는 대목은 지나친 작위다움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국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주제와 시각에 대해 필자와 주변인물들이 대신 이야기해주는 척하면서 북한에 대해 결국은 독자들도 나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은연중에 주장하는 식이다.

과연 필자가 직접 쓴 것인지 편집과정에서 대폭 수정을 거친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외에도 재미교포 아줌마가 느낀 북한 여행기 속의 착각을 빙자한 거짓은 무엇이고 그 진실은 무엇인지 탈북자가 증언하는 내용을 토대로 다음 편에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2.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3.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석 맞이 첫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북구 양정동 오치골에서 추석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의 장이 열린다.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진위원회는 오는 10월 6일(월), 북구 양정 생활체육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 상설 무대에서 **‘제1회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지역 대표 캐릭터 ‘까미·.
  4. 신간 <죽음의 쓸모> 박미라 시인이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를 펴냈다. 달아실시선 96번으로 나왔다.  박미라 시인의 시(의 특징)를 한마디로 축약하기는 어렵지만 거칠게 축약하자면 “정밀한 묘사에서 힘을 얻는 서사, 깊은 사유를 품은 어둑한 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이번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의 등뼈를 이룬다. 노련한 ...
  5. SSG의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 류효승, 네 타자 연속 홈런포 홈런 군단 SSG의 강타선이 또 한 번 프로야구사에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서막은 에레디아가 열었습니다.4회 첫 타자로 나와 NC 로건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냈습니다.다음 타자인 최정은 더 큰 아치를 그렸습니다.이번에도 타구가 왼쪽 방향으로 날아갔는데 관중석을 넘어가 장외 홈런이 됐습니다.이어 좌타자...
  6.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불꽃’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한국산업단지공단 후원으로 마련한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 ‘불꽃’을 오는 9월 20일부터 10월 26일까지 문화공장 방어진에서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은 조선산업 역사를 개척해 온 노동자들의 땀과 열정, 치열한 삶과 고귀한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여, 산업역군으로 시대를 개척한 구민들...
  7. 형용사의 쓸모 인생을 흰 도화지에 비유하곤 한다. 무엇을 그리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것. 하지만 아름다운 그림은 ‘무엇’을 그리는가만큼이나 ‘어떻게’ 그리는지가 중요하다. 밑그림이 조금 부족해도 다채로운 색깔을 조화롭게 사용할 때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에 무엇을 그릴지를 고민하는 것이 ‘명사’형 인생이라면 어떻게 그릴지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