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9년이 흘렀다.
대한민국 국가원수가 6.25 한국전쟁 휴전 이후 참전국 16개국 모두를 직접 찾아가는 데 걸린 시간이다.
마침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찍었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콜롬비아를 방문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위해 피를 흘린 참전 우방들에 대한 사례 행보를 마무리했다.
특히 한국 시간으로 6.25 전쟁 발발 62주기를 하루 앞두고 중남미 국가중 유일하게 참전한 나라를 직접 찾은 점은 의미가 적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재임 기간 방문한 6.25 참전국은 13개국이다.
콜롬비아를 국빈방문한 이 대통령은 수도 보고타에서 참전기념탑에 헌화한 데 이어 시내 한 호텔로 참전용사와 가족 200여명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가장 (많이) 피를 나눈 형제국가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감사드리고 우리 국민은 여러분을 결코 잊지 않고 영원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마무리발언을 통해 참전용사인 카를로스 푸리뇨 씨의 82번째 생일을 직접 축하하고 생일 케이크도 전달했다.
그러자 푸리뇨 씨는 두 팔을 벌리며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는 것으로 답례했다.
6.25 전쟁 영상물을 함께 시청하는 순서에서는 일부 노병이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이날 만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자막으로 올라가자 큰 박수가 터졌다.
참전 용사와 가족들은 수교 50년 만에 처음 이뤄진 이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고 한국전 참전의 의의를 기렸다.
라울 마르티네스 참전장교회장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콜롬비아 방문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기여했다는 게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장성급 지휘관으로 참전한 알베르토 루이스 노보아 전 국방장관은 "당시 용사들은 참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열정과 성실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이 대통령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대한민국의 번영에 많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토레스 참전후손회 간사는 "당시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 안전을 위해 희생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그런 모든 가치를 수호하려 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레스 간사는 이 대통령에게 참전후손회 명예시민증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 참전용사의 후손인 리나 마리아 베르가라(20) 씨는 "한국 젊은이들과 문화 등 제반 교류가 있었으면 한다"면서 "한국이 이룩한 눈부신 발전을 경험삼아 우리도 그런 사례를 배우고 한국이 기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저런 학생이 있는 한 콜롬비아의 미래는 밝다"면서 "양국의 젊은 세대가 교류하도록 정부에서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만찬에 참석한 어린이 6명에게 학용품, 가방, 모자 등을 선물한 뒤 볼에 입을 맞췄다.
현재 콜롬비아에서는 참전용사 장교회, 참전용사회(사병회), 참전용사 후손회, 참전용사 미망인회 등 4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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