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문제를 놓고 민주통합당 내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친노(親盧) 진영에선 안 원장이 조속히 출마 선언을 하고 민주당 경선이나 단일화 경선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일부 비노(非盧) 인사들은 안 원장을 압박하기보다는 스스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먼저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맞서 있다.
안철수 압박하는 친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서 "검증 과정이 단순한 말로 되는 것이 아닌 만큼 가능한 한 빨리 할수록 좋다"며 "당내 경선절차가 시작되는 7월 중순까지는 안 원장이 입장을 밝혀야 (안 원장과 민주당 대선주자가 한꺼번에 참여하는) '원샷 경선'이 가능하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안 원장이) 출마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언제 출마를 공식화할지 연대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논의가 이뤄진 것 같지는 않다"며 "(대선 출마 선언이) 지금도 좀 늦은 셈"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말한 7월 중순은 민주당의 경선룰이 확정되는 시기다. 그 이전에 의견교환을 통해 안 원장의 뜻을 반영해 경선룰을 확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만약 그때까지도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면 민주당 후보 경선일정을 독자적으로 시작하고, 그 후에 단일화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서는 9월 중순까지 민주당 대선후보를 정한 뒤 11월에 안 원장과 후보단일화를 하는 '2단계 경선' 방안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근 상임고문은 안 원장에 대해 "모바일 완전국민경선 방식이면 어떤 후보에게도 유·불리 없이 국민 뜻이 정확히 반영될 것"이라며 "결심 과정에서 이 제안을 고려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친노 핵심 관계자는 "일부 비노 인사들은 안 원장이 들어올 때까지 경선 준비를 늦추자고 하는데, 출마할지 불확실한 후보를 기다리자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비노 진영과 접촉하는 안철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안 원장 측이 최근 비노 성향의 C·K 전 의원, L 의원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민주당 안팎에서는 안 원장 측이 민주당 K·Y 의원과 C 전 의원 등 전·현직 초선 의원들과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전직 의원은 "안 원장 측으로부터 '출마하면 함께하자'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대선 출마 결심을 앞두고 정치적 조언을 구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야권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세력화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적잖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지도부와 비노 성향 의원들 중 안 원장에 우호적이거나 지지하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비노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친노 인사들이 문재인 상임고문을 띄우기 위해 안 원장을 '불쏘시개'로 활용하려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에 들어올 수 있겠느냐. 공정한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종걸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안 원장에게 몇 개 채널로 얘기해 봤는데 아직 어떤 답도 없다'고 했는데, 확인해 보니 이 대표 의견이 안 원장 측에 전달조차 안 됐다"며 "서로 오해의 소지 없도록 하는 게 좋겠고, 앞으로 채널을 통해서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안 원장에게 시간을 줘서 '원샷 경선'을 하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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