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력서클 만들어 피라미드식 금품 갈취…30명 검거
성인 폭력조직을 모방한 학교 폭력서클을 만들어 피라미드식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폭력을 행사한 중·고교생 등 30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14일 사천경찰서는 폭력서클을 조직한 뒤 중학생들에게 금품을 갈취하도록 시키고, 이 금품을 상납 받은 혐의(상습 공갈)로 A군(19·고교 중퇴)을 구속했다. 또 B군(16·중학교 중퇴) 등 2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또 금품 갈취에 가담한 14세 미만 촉법소년 9명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 통보해 선도조치 등 자체 조치하도록 했다.
경찰에 따르면 A 군 등은 지난해 3월께 삼천포지역 중·고등학생 30명을 모아 ‘○○이와 아이들’이라는 폭력 서클을 조직한 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C군(14·사천 모 중학교 1년) 등 138명의 중학생을 상대로 3800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 군 등은 서클의 막내인 C 군 등 중학교 1학년 9명의 학생에게 동급생들로부터 돈을 빼앗아 오라고 시킨 뒤 선배들을 거쳐 상납받는 등 피라미드식으로 돈을 갈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A 군 등에게 돈을 갈취당해 온 것으로 알려진 C군과 D군(14·사천 모 중학교 1년)은 자신의 집 장롱 속에 있던 부모의 결혼반지 등 440만 원 상당의 금반지를 몰래 가져나와 A 군 등에게 상납하기도 했다.
또 A군 등은 서클 후배들에게 인터넷 메신저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상납을 강요했으며, 심지어 학교 수업 중에도 수시로 상납을 요구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피해 학생들은 택시를 학교 주변으로 불러 택시기사 편으로 돈을 상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등은 매일 3만원에서 10만원까지 상납액을 정해놓고 상납금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학교 근처 등에서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혐의도 받고 있다.
실제, A군은 상납금을 마련하지 못한 C군을 붙잡아 향촌동 소재 논길에서 주먹과 막대기 등을 휘둔 것은 물론 위협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학교 폭력서클이 성인 폭력조직과 유사하다는 점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A군 등은 ‘선배를 만나면 90도로 숙여 인사를 한다’, ‘선배말에는 반드시 복종하고, 대답을 할 때는 끝에다 형님을 붙인다’는 내용의 행동수칙까지 만들어 활동했다. 또, 이들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때리면 다른 친구들이 겁을 먹고 돈을 준다’는 등의 갈취방법까지 교육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서클에 소속된 6명이 몸에 문신까지 새겼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피해 학생들 중 일부는 이들의 무차별적인 상납 요구와 폭력에 시달려 겁을 먹고 대인기피증이 생겼고,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이들의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진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C군의 부모로부터 아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무서워하고, 지갑에 넣어둔 현금이 없어진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학생들을 상대로 갈취 행위가 1년동안 상습적으로 이뤄져 피해 학생들과 피해금액이 매우 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학교와 학부모, 관계 기관들과 함께 학교 폭력을 근절하는데 주력, 경찰관 1대1 멘토와 음악회 개최 등 선도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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