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 어머니 고(故) 육영수(1925∼1974) 여사의 43주기 추모식이 오는 15일 충북 옥천의 옥천여성회관 광장에서 열린다. 당초 옥천군이 예산 253만원을 행사에 지원할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군(郡)은 지원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 전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 공동대표를 지낸 오대성 옥천군 노동조합협의회장은 8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육영수 여사를 우상화하고 미화하는 행사에 세금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국립현충원에서 15일 육 여사 추도식이 열리기 때문에 옥천 추모식과 겹친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자 행사를 주관하는 옥천 애향회는 이날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었고, 옥천군에 "예산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자체 재원으로만 행사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옥천이 고향인 육 여사는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북한 공작원 문세광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옥천군 애향회는 1989년 광복절부터 육 여사 추모식을 열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엔 전국에서 친박 단체 회원들이 몰려 추모 인파가 1000명을 넘은 적도 있었다.
애향회는 박 전 대통령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 친박 단체 회원 등은 초청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역 기관·단체장과 종친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애향회는 올해 추모식을 헌화·분향, 추모 공연, 생전 육 여사 육성 녹음을 듣는 순서로 진행한다.
옥천군은 작년까지 육 여사 추모식과 더불어 육 여사 생일(11월 29일)에 맞춰 열렸던 탄신제 예산도 지원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건과 맞물린 시기에 탄신제가 열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옥천군의회는 작년 12월 19일 본회의에서 옥천군이 제출했던 '2017년 육 여사 탄신제' 예산안 7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다만 추모식 예산은 승인했다. 애향회는 옥천군의 추모식 지원금으로 헌화용 꽃과 음식, 추모 공연 등을 준비할 예정이었으나 '예산 낭비' 논란이 일자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