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최순실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재단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이 녹취록은 지난 10월 27일 오전 5시께 녹음된 내용이다.
시기를 따져보면 녹취록에 담긴 통화가 이뤄진 뒤 나흘이 지난 10월 31일 최순실은 검찰에 출두해 "죽을죄를 지어 죄송하다"며 국민 앞에 눈물로 고개를 숙인다.
그런데 녹취록의 내용을 들어보면 검찰 출두날 최순실이 보였던 반성의 모습은 새빨간 거짓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은 모두 두 건인데, 최순실이 주변인에게 전화해 자신과 관련한 '위증'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첫 번째 녹취록을 들어보면 최순실은 "나랑 어떻게 알았냐고 그러면 가방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서 알았는데 그 가방은 빌레밀론가 그걸 통해서 왔고"라고 언급한다.
두 번째 통화의 내용도 비슷하다.
최순실은 "그러니까 고(고영태)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걔네들이 이게 완전히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걸로 몰아야 되고"라고 말한다.
여기서 '고'는 고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완전히 조작품'이라는 대목은 언론이 보도한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뜻하는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앞서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은 아마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 모를 것이다"라고 말한 고영태의 증언 신빙성도 크게 떨어진다.
검찰에 출두하기 전 최순실이 짜둔 각본대로 관련자 진술이 나왔고, 심지어 최순실이 구속된 상황에서도 그 각본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에도 충분하다.
한편 박 의원은 녹취록을 공개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15일 청문회에서도 최순실의 위증교사 관련 내용을 추가 폭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