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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vs 당선자, 무엇이 맞나? 문제는 ‘권위주의’야!
  • 최명호
  • 등록 2016-04-19 09: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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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 백번씩 호칭이 바뀌었다. 누군가는 ‘자(者)’를, 또 다른 누군가는 ‘인(人)’을 그의 이름 뒤에 붙였다. 규칙은 없었다. 다만, 왠지 천해 보이는 ‘놈(者)’보다는 ‘사람(人)’이 근사해 보였다. 어느덧 대세는 人이 됐다.

4ㆍ13 총선에서 승리한 후보들을 부르는 ‘엇갈린’ 호칭, ‘당선인’과 ‘당선자’에 대한 이야기다. 수많은 매체들이 이들 승리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유독 그 호칭에 대해서 만큼을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두 단어의 혼용은 당연한 일이 됐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자면 옳은 표현은 ‘당선자’다. 우리 헌법 제67조 2항은 ‘~다수표를 얻은 자를 당선자로 한다’, 제68조 2항은 ‘대통령 당선자가~’ 등으로 명기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당선자로 쓰는 것이 맞다”는 해석을 내놨고, 언어학자들은 “者는 특정 사람 하나하나를 특정할 때, 人은 우주인ㆍ화성인처럼 범주에 드는 대상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라며 판결을 거들었다.

문제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만이 유독 ‘당선인’을 공식호칭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7년 12월 19일, 17대 대선에서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 호칭을 고집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브리핑에서 이동관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은 “중앙선관위가 수여하는 증명서도 당선인증이라 불린다”며 “앞으로 당선인으로 써달라”고 기자들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그들의 진짜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감히 대통령이 되실 분께 ‘놈’이라는 뜻을 가진 者를 쓸 수 있느냐”는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른바 ‘권위주의’와 ‘일방소통’로 지탄받았던 이명박 정부의 출발이다. 글자의 실제 뜻과 쓰임새를 신경 쓰기 보다는 어떻게든 위신을 세우는 데 주력했던 셈이다. 이명박 정권은 결국 ‘권위주의’와 ‘권위’의 차이를 여실히 드러내며 문을 닫고 말았다.

국내 정치의 새 출발을 기대해야 하는 시점에 해묵은 이야기를 꺼낸 것은 호칭의 ‘오용’ 속에서 당선인의 권위주의가 되살아날까 하는 기우 탓이다. ‘당선인’의 권위주의 대신 ‘당선자’의 합리성과 실용주의를 갖춰 달라는, 예비 국회의원들을 향한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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