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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가장의 연·고대 합격기 ‘감동’
  • 김재학
  • 등록 2012-12-26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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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 선택에 책임질 수 있게 열심히”

"김세진

▲김세진 군과 함미호 할머니.


어려운 여건에서도 외롭고 힘든 재수생활을 이겨내고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고려대학교 국제어문학부에 당당히 합격한 서천의 한 소년가장이 지역주민들과 비슷한 환경의 학생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그 주인공은 지난해 서천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세진군(20·서천읍 사곡리)이다. 김군은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조부모와 아버지, 네 식구가 함께 생활하다가 10여 년 전 아버지(고 김재황)와 할아버지(고 김석겸)가 1년 새 차례로 세상을 뜬 후 할머니(함미호·79)와 단둘이 살고 있다.
 
주택공사에서 무상으로 임대해 준 집에서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며 어렵게 생활했지만 세진군은 싸움 한 번 하지 않고 바르게 자랐다.

학교 교사들과 주변 사람들도 바른 성품에 공부까지 잘하는 세진군을 대견하게 생각하며 칭찬이 자자하다. 열심히 생활하는 세진군의 모습에 여러 곳에서 장학금도 지원해왔다.
 
어릴 때 처음으로 뭔가를 사달라고 요구했는데 사 줄 수 없다는 말씀에 저의 상황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라며 “그 때부터 제 스스로 노력해서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수밖에 없다고 결심 했었어요”라는 말에서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일찍 철이 들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 그의  외로움이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아렸다.

김세진 군은 지난해에도 고려대 국제어문학과에 도전했지만 수능성적이 뜻대로 나오지 않아 대입에서 한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대학에 떨어져 힘들 때 3학년 때 담임이셨던 김선중 선생님께서 ‘너 같은 인재가 여기서 포기하면 안된다’며 ‘재수해서 꼭 좋은 대학에 가서 공부를 계속해야 된다’고 격려해 주셨어요.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어요.”

그렇게 재수를 결심하고 서울에 있는 기숙학원을 알아보게 됐고 성적이 좋은 김세진 군은 학원에서 나오는 장학금과 친척들의 도움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8개월여 동안 학원에서 먹고 자며 노력한 결실을 이번에 거두게 됐고 두 대학 중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로 진학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제 형편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꼭 잡고 싶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요”라는 세진군의 말에서 그의 절실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생의 반전을 향한 절실함은 대학생활 4년간의 장학금이란 대답으로 돌아왔다. 물론 3.5점 이상의 학점을 유지해야 하지만 지금까지처럼만 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그의 모습에 할머니 함미호씨는 “아기 때 밤에 우유를 먹어야 하는데 먹지도 않고 울기만 하거나 밖에 일이 있어 외출하려고 하면 다리를 붙잡고 ‘할머니, 어디가. 가지마’ 하며 울면서 매달릴 때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라며 “그런데 이렇게 잘 커줘서 너무나 고맙고 세진이가 잘 되는 것 말고는 더 바라는 게 없어요”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곤 “할머니가 잔소리를 많이 해도 말대답도 잘 안하고 친구들과 싸움 한 번 안하고 어디 하나 버릴 데가 없는 아이에요”라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휴대전화 없어도 사달라고도 안하고 지낸 아이는 얘밖에 없을 거에요”라며 칭찬에 입이 마르는 할머니의 모습에선 어린 손자가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자라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져왔다.

하지만 세진군은 “완전한 가족 구성원은 아니라도 할머니의 깊은 사랑이 있어 비뚤어지지 않을 수 있었어요”라며 “한 사람이라도 사랑해주고 잘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잘 자랄 수 있으니 그런 아이가 있으며 방치하지 말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라는 말을 비슷한 처지에 놓인 가정의 어른들에게 전했다.

그리고 “교재가 없어 고민할 때 교재를 지원해 주시고 항상 격려하고 힘써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재수나 삼수를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힘들겠지만 그 기간만큼은 다른 것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었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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