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와 산청군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의 A320 WBP(날개 하부구조물) 생산공장 입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사천시에 따르면 KAI가 사천시 용현면에 있는 종포스포츠파크에 여객기 날개 하부구조물 생산공장을 착공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변경 등 모든 절차를 사천시에서 약속한 11월 10일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오는 16일까지 답변을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9일 사천시에 보냈다. KAI는 오는 2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설명할 신빙성 있는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문을 보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KAI는 오는 16일까지 정확한 내용의 답변이 없으면 애초 이사회에서 생산공장 입지로 결정한 산청군 금서농공단지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생산공장의 착공시기 마지노선을 11월 10일로 잡은 것은 3개월안에 날개 구조물 공장을 착공해야 에어버스사에 날개 구조물을 제때 납품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KAI의 설명이다.
사천시에서 무상임대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종포스포츠파크에 대한 지질, 환경 등과 관련해 본격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쉽사리 결정을 내릴 단계는 아직 아니다. 이로 인해 사천시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체육시설 지역인 종포스포츠파크의 도시계획 용도를 산업단지로 변경하려면 경남도,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고 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 또,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더라도 부지 조성을 위해 간척지 매립이 남아 있다.
현재 KAI 이사회에서 날개 하부구조물 생산 공장을 산청군 금서농공단지에 신축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사천시에서 ‘종포스포츠파크를 무상으로 임대하겠다’는 등의 제안을 하면서 본격적인 유치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KAI는 최근 금서 제2농공단지 내 입주부지 무상임대 제공과 폐수처리시설 설치, 주차장 설치, 연결도로 개설지원 등 기반시설 지원, 항공관련 전문교육 운영지원 등 인력수급 지원, 후생복지시설(10억 원 정도) 지원, 미혼자 숙소를 위한 민영아파트 건립 등을 지원하겠다고 제시한 산청군에 생산공장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KAI와 산청군은 지난달 19일 A320 부품공장 산청지역 신축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천시와 사천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MOU 체결을 1개월 정도 연기하기로 했다.
사천시 관계자는 “현재 체육시설 지역인 종포스포츠파크의 도시계획 용도를 산업단지로 변경하려면 경남도,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의 승인과 협의 같은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 지난 10일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방문해 A320 날개 부품 생산공장과 관련된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사천시가 서둘러 행정처리를 하고,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관련 기관의 협조를 구하면 기한을 충분히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천시는 지난달 27일 여상규(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한국항공우주산업 김홍경 사장, 정만규 시장, 사천시의원,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A320 부품공장 부지 관련 간담회’를 열고, “종포단지 5만평 규모의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해 주는 것은 물론 20여 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폐수처리시설 등 각종 기반시설을 설치해 주겠다. 그리고, 현재 상황으로서 최대한 행정력을 집중하면, 오는 11월부터 건물이 착공될 수 있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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