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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옛 이야기 간직한 한강 섬
  • 강훈서울남부
  • 등록 2011-03-04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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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속에 이름만 남은 섬: 잠실도, 부리도, 무동도, 난지도, 저자도

100년 동안 태어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 한강의 섬들은 고스란히 서울의 역사를 담고 있다.
 
올 봄엔 살아있는 역사 현장인 한강 섬을 탐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잠실도, 부리도, 무동도 : 뽕나무 숲이 대단위 아파트 숲으로
 
현재의 잠실일대는 불과 수십 년 전만해도 뽕나무가 가득한 섬이었다. 여기에는 부리도, 무동도라 불리는 섬들도 있었고, 심지어 현재 석촌호수 일대가 한강 본류였으며 지금의 한강은 지류에 불과했다.
 
1930년대 당시 잠실도를 형성했던 신천, 잠실 2개 마을의 면적은 약 200만평이었으며 약 100호 미만의 가구가 채소 등을 가꾸어 살았다고 한다.
 
이곳은 1970년대 ‘잠실지구 종합개발계획’에 따라 공유수면 매립이 실시돼 강의 범람으로 일시적으로 생기는 신천강을 본류로 삼고, 송파강(기존 한강)을 메우면서, 현재의 잠실 일대로 변하게 된다.
 
이곳의 주된 소득원이었던 뽕나무는 매립공사 때 한 그루도 살아남지 못했고 상신제(桑神祭)를 올렸던 500년 넘은 뽕나무도 사라졌다고 하며, 기존 한강의 일부는 메우지 않아 후에 석촌 호수가 됐다.
 
이후 잠실대교 가설과 잠실구획정리사업 등 잠실개발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고, 잠실종합운동장에서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명실 공히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을 확립하게 된다.
 
난지도 : 난초와 지초의 섬에서 쓰레기섬으로, 다시 시민들의 공원으로
 
한강 지류인 모래내와 홍제천 불광천이 물머리를 맞대고 들어오는 한강 하류 저지대에 흙모래가 쌓여 자연스레 만들어진 섬. 난초와 지초가 자라는 섬이라고 해서 난지도라 이름 붙여졌다.
 
조선 초기에 이미 사람들이 정착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소풍이나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았으며, 꽃, 배추, 무, 땅콩 재배가 이루어졌는데, 땅콩은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수확량이 많았다.
 
1977년 제방공사 이후 1978년부터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난지도는 1993년까지 15년간 3,470,952㎡에 생활쓰레기, 건설폐자재, 산업폐기물 등 약9,200만㎥의 쓰레기가 매립돼 남북으로 98,94m나 되는 거대한 쓰레기산 2개가 만들어졌다.
 
1993년, 포화상태에 이른 난지도의 쓰레기 반입을 막고 흙을 쌓는 복토작업에 들어갔으며 월드컵을 앞두고 1년여에 걸쳐 생태공원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 2002년 5월 평화의 공원 등 5개 공원을 조성, 월드컵 공원이란 이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저자도 : 산업화 과정에서 사라진 섬
 
닥나무가 많이 자라서 유래된 금호동과 옥수동 남쪽 한강에 있었던 모래섬. 조선 초기부터 왕실 소유의 섬이었고, 기우제를 올리는 장소였으며, 문사들의 별서가 들어섰던 상당히 큰 규모의 섬이었다.
 
넓은 밭과 집들도 있었고, 1930년경만 해도 동서의 길이가 2,000m, 남북 885m나 되는 118,002㎡에 이르는 섬이었으나, 1970년 초 압구정동 개발에 섬의 토사가 이용되면서 사라지게 된다.
 
선유도 : 한강 팔경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절경 뛰어나
 
한강팔경에서 채석장, 정수장으로 전락하는 기구한 운명의 섬 ‘선유도’. 지금은 아름다운 환경재생공원으로 거듭났지만 고단했던 과거 한민족의 역사와 닮은꼴의 섬이다.
 
선유도는 본래 당산동 지역과 육지로 이어진 선유봉이라는 40m 내외의 작은 언덕으로, 특히 한강 팔경 중 하나로 꼽히고 수많은 시화에 등장할 정도로 절경이 매우 빼어났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후 제방을 쌓기 위해 선유봉의 암석을 채취하면서 평탄화되기 시작, 1940년대에는 여의도 경비행장 건설과정에서 평지에 가까운 땅이 되어 버렸다. 1962년 제2한강교 건설과 1968년 한강개발사업에 따라 현재와 같은 섬이 된다.
 
이후 1978년 영등포지역 공단에 상수를 공급하는 정수장이 준공되어 운영되고, 1999년부터는 공원화가 추진돼 최초의 환경재생공원인 현재의 선유도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노들섬 : 인도교 건설에 따라 새롭게 태어난 인공섬
 
‘노들섬’, 중지도라고도 불리며, 인도교 건설에 따라 새롭게 태어난 섬이다.
 
노들섬은 본래 이촌동에서 노들섬까지 이어진 모래벌판이었다. 조선시대에는 ‘모래밭 마을’이라는 의미의 ‘사촌’이라 불렀으며, 해지는 풍경이 아름답다해 용산 8경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들어 철제인도교를 건설하면서 주변의 모래를 모아 언덕을 쌓아올리고 이를 중지도라 이름붙이면서 모래벌판이었던 노들섬 주변이 섬이 되었다.

서래섬 : 유채꽃과 수양버들로 사랑받는 인공섬

 ‘서래섬’은 매년 봄 흐드러진 유채꽃밭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인공섬이다.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올림픽대로 건설 및 한강종합개발시 조성한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중간에 위치해 있는 인공섬으로 3개의 다리가 연결되어 있다.
 
수양버들과 유채꽃이 어우러져 주변 풍광이 수려하다. 이곳 부근의 갈대밭과 호안 산책로는 인들의 산책코스나 사진촬영장소이며 매년 5월 ‘한강 나비.유채꽃 축제’ 가 개최된다.

밤섬: 도심 속의 철새도래지로 시민 사랑 받아
 
밤섬은 그 모양이 밤처럼 생겼다해 이름 붙여진 섬으로 원래는 고립된 섬이었으나 여의도가 점점 넓은 하중도(河中島)로 발달함에 따라 물이 적어지면서 여의도에 이어졌다. 섬의 동쪽 절벽은 '작은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경관이 아름다웠다.
 
조선시대 서울천도와 함께 배 만드는 기술자들이 처음 정착했다고 하며, 이후 뽕나무 등을 재배하며 사람들이 살아 1967년까지 62세대가 살면서 고기잡이와 조선, 뽕나무·약초(감초) 재배나 염소 방목 등을 했다.
 
1968년 여의도 개발시 한강의 흐름을 좋게 하고, 여의도 제방을 쌓는데 필요한 잡석 채취를 위해 섬을 폭파·해체했으며, 주민들은 마포구 창전동 와우산으로 이전하게 됐다. 밤섬 폭파에 따라 중심부가 집중적으로 파헤쳐져 윗밤섬과 아랫밤섬으로 나누어지고, 밤섬 대부분이 사라지게 된다.
 
이후 20여 년 동안 한강 퇴적물에 의해 나무와 풀이 우거지고 새들이 모이면서 ‘도심 속의 철새도래지’로 거듭나며 자연 퇴적에 따라 면적도 매해 증가, 1999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지속 관리하게 된다.

섬이 아닌 섬 뚝섬: 태종, 태조에게 화살 맞을 뻔 했던 역사의 현장
 
섬이라 이름 붙은 뚝섬은 섬이 아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광진구 자양동과 구의동 일대에 위치한 뚝섬은 옛날 한강과 중랑천으로 둘러싸인 섬을 닮았다고 해 일컬어졌다.
 
특히 군사훈련장으로 쓰였던 뚝섬에 임금이 사냥을 나오면, 그 상징인 독기(纛旗 ; 소꼬리나 꿩꽁지로 장식한 큰 깃발)를 꽂았고,  ‘독기를 꽂은 섬’이란 뜻에서 ‘독도(纛島)’라 불렀다.
 
뚝섬은 '살곶이벌'이라고도 하는데, 조선시대 왕자의 난 이후 함흥에 칩거하던 조선 태조가 서울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태종이 뚝섬에서 맞았는데, 태조는 태종을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 태종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는 고사에 연유된 것이다.

여의도: 목축장에서 비행장으로, 그리고 글로벌 금융중심지로의 변천

 조선시대 여의도는 잉화도, 나의주라 불리며, 갈수기에는 밤섬과 백사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양과 염소를 기르는 목축장으로 사용되었으며 조선 후기 영조 때에야 하나의 마을로 인정받게 된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16년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장이 만들어졌고, 1922년에는 비행사 안창남이 한국인 최초로 여의도 상공에서 시험 비행해 일제강점하의 민족들에게 큰 꿈과 희망을 심어 주었다.
 
1970년대 여의도개발이 본격화 되면서, 국회와 아파트, 금융시설들이 들어서게 되고 서울과 한강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2009년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에 따라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되었고, 2011년 지구단위계획이 수립, 명실상부한 동북아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또 한번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동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운영부장은 “다가오는 봄, 따뜻한 햇살과 함께 한강변을 산책하며 각각의 섬에 깃든 그리고 그 흔적에 남아있는 역사의 기억을 되새겨본다면 한강의 소중함과 깊은 가치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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