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9주년을 맞은 현지시간 11일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붕괴 현장인 그라운드제로 인근 등 미국 곳곳에서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슬람 사원 건립 예정지에서는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등이 연단에 올라 모스크 건립 부당성을 주장했고, 일부 시위자들은 코란을 몇 장씩 찢어 불을 붙이기도 했다.
반면 찬성파는 피켓을 들고 이슬람에 대한 공격은 인종주의의 발로라며 편협한 종교관이 전쟁을 불러온다고 외쳤다.
경찰은 사원 건립 찬성파와 반대파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병력을 대거 투입해 시위가 폭력 양상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오후 내내 시위는 계속됐다.
한편, 앞서 열린 추념식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종교갈등을 언급하며 “우리는 하나의 국가이자, 하나의 국민”이라며 “9·11 테러는 이슬람이 아닌 알카에다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이슬람과 전쟁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자유를 희생할 수 없다”고 말해 종교 갈등을 극복하고 미국민들이 단합할 것을 호소했다.
이날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밝혔다가 철회한 테리 존스 목사의 플로리다주 게인즈빌의 교회 ‘도브 세계봉사센터’ 주변에서도 이슬람에 대한 찬성·반대파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
테네시주 내슈빌에서는 복음주의 목사 밥 올드와 그의 동료들이 “이슬람은 나쁜 종교”라며 라이터 기름을 이용해 코란 두 권을 불태우기도 했다. 백악관 앞에서도 일부 기독교도들이 코란을 찢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이슬람 사원 건립 옹호 방침을 비난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