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대선때의 ‘SK 후원금’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이던 이상수 의원의 20억여원,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10억여원대 수수 혐의와는 비교가 안되는 100억원대 후원금설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비난의 화살이 한나라당에 꽂힐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한숨소리가 당사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최병렬 대표는 지난 7일 최돈웅 의원의 100억원대 SK후원금 수수 혐의 소식이 알려진 뒤 9일 아침까지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이날 오전 당운영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이 문제를 확대해 가고 우리 당을 겨냥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전체적으로 비리를 캐는 수사에 대해서는 시비걸 게 없으나 특별히 우리 당을 겨냥하는 분위기는 우리가 잘 지켜봐야 하겠다”고 운을 뗐다. 내심 한나라당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 내년 총선 이슈로 연결될 수 있음을 우려한 발언이다.
홍사덕 총무도 지난 8일 여당 이상수 총장과 노무현 대통령 측근 최도술씨가 함께 연루의혹을 받아 야당표적수사라고 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인식한 듯 “검찰에서 문제삼는 내용을 좀 지켜 보자”고만 짤막하게 입장을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관여한 당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기업으로부터 100억원을 받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그러나 한편에서 최 의원의 개인 유용 가능성이 제기되자 찜찜해하는 눈치들이다. 당시 자금을 주물렀던 당 지도부는 후속 타깃이 누가 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당 후원회장이었던 나오연 의원은 지난 9일 “대선을 앞두고 후원회에서 SK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정상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안다”면서 “기업체에서 들어오는 돈은 10억원을 넘지 않는다”고만 말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후원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후원금 액수와 전달자에 대해서 함구했다. 한편 소장파 의원들은 “여당 먼저 (대선자금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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