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1]배상익 기자 = 여야가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 강행처리를 놓고 법적효력공방을 벌이면서 연초부터 정국이 급냉 되고 있다.
민주당은 헌정 사상 1박 2일에 걸쳐 날치기를 한 적은 없었다며, 연말 예산안과 연초 노동 관계법을 연이어 처리한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연말 예산 처리는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의 표본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정세균 대표는 호랑이처럼 날카롭게 보고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 나가자는 호시우행의 자세로 심기일전하자며 올 6월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한나라당은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아왔던 예산안과 노동관계법 처리를 끝낸 만큼 새해에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선진국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또 예산부수법안에 앞서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국회법 위반이어서 원천무효라는 야당의 주장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예산안과 노동 관계법 처리와 관련해, 국회가 품격있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있지만, 여당이 단합해 의연하게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4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3자 회동설’에 대해 “어떤 제안을 받은 바 없다”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가 검토하고 있는 대통령과의 여야 영수회담 제안에 응할 뜻이 없음을 나타냈다.
정 대표는 4대강과 관련한 회동을 대통령이 거절한 게 불과 열흘 전이라면서, 일방적인 예산 처리 이후에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만나는 건 소통이 아니라고 지적해, 대화 수용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그 당시 논의할 내용이 많았는데 지금은 일방적인 날치기로 다 처리한 상황”이라면서 “원래 회담, 소통이라는 것은 상대가 원할 때 만나서 대화하는 것인데, 원할 때는 거부하고 자신이 필요할 때 만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야가 대화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 야당 지도부가 모두 불참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여야 대치가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