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9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북한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반기문 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월례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어떤 대화의 진전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며, 여기에는 북한 방문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다만 "언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 적절할 지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이에 대한 답을 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유엔사무총장에 취임한 이후 그동안 몇 차례 방북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북한의 공식적인 초청 의사를 받지는 못했었다.
반기문 총장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최근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제안한 데 대한 지지와 환영을 입장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는 "6자회담이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위해 여전히 좋고 유효한 방식이라고 믿고 있지만 북한이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하다면 (이제는) 다른 형태의 대화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 총장의 이같은 언급은 미국이 '6자회담 틀 내에서만 대화하겠다'며 북한의 양자대화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신선호 대사는 지난 24일 6자회담 불참의사를 거듭 확인하면서도 "우리는 공동의 관심사에 관한 어떤 교섭에도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북미 양자 대화에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반 총장은 그러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1874호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명한 경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 석방 문제와 관련해 "인도적 차원에서 여기자들을 석방할 것을 북한측에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주말 중국과 몽골을 방문했던 반 총장은 "이번 방문의 목적은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다"면서 오는 9월 유엔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각 국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대한 현황 파악을 위해 다음달 말 북극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반 총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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