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명 외국인 인질 중 미국인 인질 모습은 빠져
3달여 전 이라크에서 납치됐던 기독교 평화운동가 4명 중 3명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7일(이하 현지시간) 아랍어 위성 TV 알-자지라를 통해 방송됐다. 총 25초 분량의 비디오테이프는 아무런 소리 없이 방송됐지만, 방송을 담당했던 알-자지라의 앵커는 인질들이 모국 정부에 자신들의 목숨을 구해줄 것을 호소했으며, 아랍국가 지도자들에게도 자신들의 무사 석방을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번 비디오테이프에서 모습을 보인 인질들은 영국인 노먼 켐버 및 캐나다인 제임스 로니와 하밋 싱 수든이었다. 이들은 11월 26일 납치됐던 '기독교평화사역팀(CPT)' 소속 평화운동가 4명 중 3명이다. 함께 납치됐던 미국인 톰 폭스의 모습은 비디오테이프에서 보이지 않았으며, 그의 생사 여부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자신들을 '정의단의 칼(Swords of Righteousness Brigade)'이라고 밝힌 납치범들은 미국과 이라크 정부에 의해 억류된 이라크인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납치범들이 제시했던 최종시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나 지나갔었다. 비디오테이프 화면에는 녹화일이 2006년 2월 28일로 기록돼 있었다. 인질들은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으며, 납치범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같은 인질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하는 것은 분명 인질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줄 것이다. 우리는 100일 넘게 억류돼있는 인질들과 그 가족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질들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헌신하고 있는 평화운동가들이다. 그들과 그 가족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인질들이 즉각 석방돼야 한다.' 영국 외무부의 한 대변인은 P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비디오테이프에 인질 4명 중 3명의 모습만 담겨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인질 4명 모두 아무일 없이 무사히 석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CPT 또한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인질들의 안전과 신속한 석방을 기도하고 있다. 아마 인질들 모두 가족들에게 돌아와 이라크인 수감자들을 위한 평화임무를 계속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짐 로니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고 매우 기뻤다. 또한 하밋 수든과 노먼 켐버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고 매우 기뻤다. 비디오테이프에서 톰 폭스의 모습이 왜 빠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현재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에 의해 불법 체포된 이라크인 수감자 1만4600명의 가족들과도 함께할 것이다. 이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의 무사 석방을 기다리고 있다.' '이 수감자들은 공식적인 혐의나 가족 및 변호인에 대한 고지 없이 체포됐다. 그들은 공정하고 공개적인 재판절차 없이 수감됐다.' '우리는 동료들이 납치된 근본적인 이유가 미국과 영국이 이끈 이라크 침공 및 점령이라고 믿는다. 많은 이라크인들은 이처럼 오랜 전쟁을 테러리즘으로 생각하고 있다. 점령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 '우리의 동료 하밋, 노먼, 짐, 톰을 억류하고 있는 납치범들은 이제 그들을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야 한다. 그들을 이라크로 오게 만든 평화임무로 다시 그들을 돌려보내야 할 때다.' 켐버의 친구인 수 클레이든은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켐버가 자신이 신념으로 가득한 전세계 사람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거라고 생각하며, 이로 인해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클레이든은 노먼이 지금과 같은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난 노먼이 그러한 도전을 이겨낼 수 있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5일 영국 전역에서는 인질들의 납치 100일을 맞아 이들을 위한 기도가 진행됐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