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폭탄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20일 오후 강원도 강릉 서쪽 23㎞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 진앙지로 밝혀진 평창군 도암면과 용평면 등 평창지역 주민들은 21일 오후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등 간밤의 충격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했다.지진이 발생한 20일 오후 8시 56분쯤부터 약 1분여 간 이 일대 주민들은 굉음과 건물이 흔들리는 떨림속에서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한밤중에 요동치는 건물속에 있던 주민들은 “이건 또 뭐야! 폭발사고야, 설마 지진이야” 하는 놀라움속에 집밖으로 뛰어 나와야만 했다.◆ 평창 주민 어지럼증 느껴도암면 횡계리 모 빌라 4층에 살고 있는 남모(40·여)씨는 “지하에서 중장비가 집을 부수는 듯한 엄청난 소리와 함께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는 진동에 몸이 흔들리고 거울과 벽시계가 떨어져 너무 놀랐다” 며 “겁이 나 밖으로 뛰어 나가 보니 주민들이 모두 나와 어쩔줄 몰라 하고 있었다” 고 당시를 설명했다.목조 단독주택에 사는 권봉진(49·진부읍 하진부 3리)씨는 “‘우르르 쾅 쾅’ 하는 굉음과 함께 한 30여초간 심하게 흔들려 아이들과 노인들이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였다” 고 밝혔다.서울은 물론 경기, 충청, 부산, 전북, 대구 일대 등 전국에서도 지진여파가 감지됐다.김보리(26·여·서울 마포구)씨는 “오피스텔 7층에 사는데 갑자기 바닥이 흔들렸다”며 “잠시였지만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특히 고층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일수록 더 큰 공포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경남과 대구 등지에서도 창문이 흔들렸다는 등의 지진 제보가 잇따르는 등 지진이 발생 직후 1시간여 만에 150여 통의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실제 이날 ‘국가지진정보시스템(www.kmaneis.go.kr)은 지진발생 직후부터 한꺼번에 많은 접속자가 몰려들면서 한때 운영이 마비되기도 했다.■ 리히터규모 4.8은소형 핵폭탄 위력강원 평창군에서 발생한 규모 4.8 지진의 위력은 대략 TNT 폭약으로 1만6000t에 해당하는 수준이다.이는 소형 핵폭탄 1개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전체로 따지면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은 연간 수천 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지진의 위력을 나타내는 데 흔히 쓰이는 척도는 ‘규모’다. 규모 4.5는 TNT 폭약 폭발로 따지면 5100t, 규모 5.0은 3만2000t에 해당한다.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의 규모는 6.9였고 지금까지 관측된 최대 규모인 1960년 칠레 대지진의 규모는 9.5였다. 국내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지진인 1978년 홍성 지진은 규모가 5.0이었다. 이번 지진은 지진 관측 사상 8번째 규모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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