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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한반도와 바다” 기획전시회
  • 박경헌
  • 등록 2005-03-10 1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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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3월 15일부터 4월 24일까지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광역시 시립민속박물관은 오는 3월 15일부터 4월 24일까지 41일간 시립민속박물관에서 해양문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한반도와 바다” 기획전시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실물자료 106점, 음향 및 영상자료 9점 등 총 115점의 작품 전시를 통해 ▲제1부 - 바다가 있다 ▲제2부 - 바닷길 ▲제3부 - 바닷가 사람들의 삶과 믿음 등으로 구성됐다. ▲제1부 “바다가 있다”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늘 ‘바다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다시금 재확인해보는 공간으로 우선, 해양문화에 생소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바다를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했고 바다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사진작품을 배치해 파도소리와 뱃노래 가락이 어울러진 ‘바다 소리’ 코너를 마련한 것은 그간 우리에게 ‘잊혀졌던 바다의 존재’를 일깨워보자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우리 조상들이 과연 바다를 어떻게 생각해왔는가 하는 문제도 비중 있게 다루었고 이를 위해 옛 지도와 회화작품에 표현된 바다의 모습에 주목했는데, 특히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地圖)’와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가 눈길을 끈다. ‘혼일강리역대지도’는 1402년에 권근(權近)․이회(李薈) 등이 제작한 것으로 당대 최고 수준의 세계지도라 평가받는 지도다. 특히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가 검푸른 바다로 연결된 모습으로 그린 것이나 1488년 포르투갈 항해가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발견하기 훨씬 이전에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선명하게 묘사한 점은 당시의 드높았던 해양인식을 보여준다. 한편 ‘해상군선도’는 여러 신선들이 바다를 건너는 광경을 8폭 병풍에 담은 그림인데, 바다 저편에 이상향(理想鄕)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옛 사람들의 또다른 해양인식은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이밖에 김홍도(金弘道)의 ‘창해수조도(滄海水鳥圖)’나 백은배(白殷培)의 ‘산수도(山水圖)’ 등은 조선시대 문인들이 느꼈던 다양한 바다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제2부 “바닷길”은 우리의 해양개척사를 되짚어보는 자리로 옛 지도와 그림에 바다는 흔히 과장된 크기의 물결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바다를 건너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던 일이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우리 민족에게 바다는 뭍에서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물이 넘나드는 교역의 통로이기도 했다. 이러한 해양개척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길이 17m, 높이 2.5m에 이르는 배 모양의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안에 항해지식을 담은 옛 지도와 남도의 바다에서 인양된 각종 해저유물을 전시했다. 이것은 관람객들이 이 대형 구조물 앞에서 마치 도자기 등 값진 화물을 선창(船倉)에 싣고 항해하는 배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또한 전시된 유물 중에는 서남해의 연안과 섬을 마치 풍경화처럼 묘사한 ‘호남도서첩(湖南島嶼帖)’이 눈여겨볼 만하고, 신안․완도․군산 등 각지에서 인양된 도자기들은 그간 남도의 바다로 얼마나 많은 상선들이 오갔는가를 직감하게 해줄 수 있는 자료들이다. 한편 우리나라 해양 개척사에서 장보고만큼 걸출한 업적을 남긴 인물은 없을 것이다. 그의 혁혁한 업적을 고양하기 위해 옛 문헌을 옮겨 실은 문자패널과 청해진(완도군 장도) 등지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 그리고 역동적인 동영상을 통해 최대한 생생하게 복원해보고자 했다. 제3부 “바닷가 사람들의 삶과 믿음”은 먼 과거보다는 가까운 과거 혹은 현재에 있어 바다와 우리 문화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 코너에는 중요민속자료 제240호인 ‘제주내왓당무신도[濟州川外堂巫神圖],’ 조기잡이 어민들이 풍어의 신으로 떠받들었던 임경업(林慶業) 장군의 무신도 등 바다와 관련된 각종 무속화와 ‘심연의 악귀’라는 8폭의 병풍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 회화작품들은 대체로 서민들이 일상에서 겪었던 바다에 대한 경외감을 잘 드러내주며 또한 전북 부안군 위도의 ‘띠배’는 연안주민들이 삶의 질곡을 바다에서 풀어보려 했던 흔적을 보여주는 자료다. 위도 주민들에게 ‘띠배’는 액운을 떨치고 새로운 소망을 띄워보내는 희망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는 ‘띠배’ 옆에 작은 종이배를 접어 띠배와 함께 띄워보내는 코너를 마련해 관람객들이면 누구나 위도 주민들과 비슷한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했다. 바다가 늘 경외감의 대상이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바다는 서민들에게 뭍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생업공간이었으며, 이는 최근까지도 사용했던 각종 어로도구에 여실히 드러난다. 바지락 채취 등에 사용하는 ‘뻘배’, 굴을 따는 ‘조새’ 등 손때 묻은 어로도구에서 해산물과 함께 삶에 대한 꿈도 함께 깨냈던 갯가 사람들의 땀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바닷가 사람들의 생활은 앵글로 잡은 최민식 선생의 사진작품이나 갯벌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해주는 영상물은 관람객들을 ‘갯냄새’ 가득한 바닷가로 인도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시립민속박물관은 이번 전시회 개최배경으로는 광주․전남은 6천km에 달하는 긴 해안선과 2천여 개의 섬, 그리고 7백여 곳에 이르는 항․포구 등 천혜의 해양자원을 가진 고장이며 또한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까닭에 고대로부터 수많은 상선들이 지나가는 길목이자 중요한 기항지의 역할을 해왔던 지리적 환경을 발판으로 장보고(張保皐)는 청해진을 거점으로 전대미문의 거대한 ‘해상왕국’을 건설했고, 왕건(王建)은 서남해와 영산강 유역의 물길을 장악함으로써 후삼국 통일의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충무공 이순신(李舜臣)이 이끄는 전라도 수군은 왜군의 해상보급로와 통신선을 끊음으로써 그들의 야욕을 분쇄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처럼 우리역사에서 해양과 관련된 중대한 사건들은 한결같이 남도의 바다에서 일어났다. 이는 남도의 지정학적인 환경이나 오랜 해양문화의 전통을 생각해보면 결코 우연한 역사라고 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바다는 남도문화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다. 뭍과 함께 바다를 비중 있는 생활터전으로 가꿔온 남도인들은 다양한 어로기술과 항해술을 개발했고, 이러한 해양문화는 해류를 타고 북상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또한 만선을 기원하는 풍어제나 해난사고의 두려움을 극복하려 애쓴 영등제 등 바다와 밀접하게 관련되었던 해양민속의 전통을 이어온 곳도 우리 고장 남도였다. 해양문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문화 전체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활달하고도 개방적인 남도인들의 생활태도, 풍성한 농산물과 해산물을 버무려 감칠맛 나게 내놓는 남도음식 등 해양문화가 남도문화에 미친 영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처럼 해양문화가 남도문화에 끼친 공헌이 컸음에도 그간 우리는 지나치게 뭍 중심의 농경문화에 갇혀 해양문화를 제대로 조명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것은 우리 시대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결코 바람직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대부분은 해상을 통해 이루어지고, ‘세계화’가 촉진되면서 바다를 통한 교류는 전례 없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는 금세기 안에 동북아시아의 해양허브국가로 발돋움하려는 채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광주시는 ‘갯냄새’와는 다소 거리가 먼 내륙도시이지만 예로부터 영산강을 통해 바다와의 질긴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던 고장이자 서남해안의 중심도시였다. 더욱이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로 웅비하려는 지금, 이번 전시회는 농경과 해양문화가 결합된 남도문화의 참된 모습을 재인식해보고, 진취적인 해양문화의 기풍을 만끽해본다는 점에서 여느 전시회와는 다른 큰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우리가 다소 소홀히 여기고 느껴왔던 해양문화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을 드높이고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되며 아울러 우리 시가 추진중인 문화중심도시의 건설과 맞물려 지역사회에 해양문화 특유의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진취적인 개척정신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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