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한반도에는 여전히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소련에 의한 대한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 버마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사건 등 냉전과 분단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속해 벌어졌습니다. 어린이들은 해마다 6.25 전쟁일을 앞두고 학교 숙제로 반공 포스터와 글짓기를 하면서 우리나라가 여전히 전쟁 중임을 학습했지요. 그 와중에 6.25 전쟁 발발 33주년, 휴전 협정 체결 30주년을 맞아 KBS에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무려 138일 동안 생방송으로 방영했습니다. 방송이 시작되자, 당시에 천만 명이나 되는 이산가족들의 사연이 봇물 터지듯 방송국으로 쏟아졌고, 10,189건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6.25 전쟁이 멈춘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족과 생이별을 한 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통곡과 눈물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온 나라를 적셨습니다. 그 후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의미와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