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고 그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 오늘의 정세를 읽어내기 위해 탐독해야 할 책.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저자의 경험, 30년간 조사한 사료를 바탕으로 소련의 현실을 생생히 그려낸다. '소련의 붕괴는 불가피했다'는 지배적인 서사에서 벗어나, 고르바초프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붕괴의 순간을 재구성한다.
이 책은 "악의 제국이 보존될 수 있었던 방법"을 추측하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일어난 사건에 관해 지적으로 정직해지려는 시도다. 역사는 불가피한 사건의 연속이 아니며, 소련의 종말도 예외는 아니다. 저자는 다양한 우발적 상황을 조명하고, 인간의 이상, 두려움, 열정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태가 전개됨으로써 '국가는 어떻게 붕괴하는지' 선연하게 펼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