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논을 새까맣게 뒤덮은 철새들.
검은 몸통에 기다란 흰 목이 특징인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흑두루미다.
유유자적 거닐며 먹이를 주워 먹고, 부리로 깃털을 다듬으며 몸단장에 한창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날아오르는 흑두루미 떼.
갖가지 군무로 하늘을 가득 채우며 장관을 선사한다.
흑두루미들은 일본에서 겨울을 보내고 번식지인 러시아로 올라가기 전 이곳 천수만에 들러 힘을 비축하고 있다.
흑두루미가 천수만에 본격적으로 날아들기 시작한 건 지난달 중순 무렵.
갈수록 개체수가 늘더니 8천여 마리로 불어났다.
전 세계 흑두루미 2만여 마리 가운데 40%가 천수만에 모여들었다.
천수만이 흑두루미의 낙원으로 자리 잡은 건 먹이 환경이 개선된 덕분이다.
지자체와 환경단체는 겨울마다 볍씨 50톤을 천수만 일대에 뿌리고 있다.
천수만 하늘을 수놓는 흑두루미 떼의 장관은 이달 중순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