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는 우리 안에서 일렁이는 불안과 초조함을 잠재우고 마음을 고요하게 다독인다. 나아가 고갈된 내면에 힘과 의지를 채우고, 우리를 기어코 일으켜 살게 한다. 우리의 잠든 감각을 일깨우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괴테의 시를 만나보자. 제 운명에 당당하게 맞서지 못한 채 항상 회피하고 도망치기 바빴는가? 불행한 운명에 엮이는 것을 두려워하였는가? “어떤 운명이라도 좋다! 오라, 운명이여, 몇 번이라도 좋다!” 괴테는 시를 통해 자칫 무르고 약해지기 쉬운 우리에게 운명에서 도망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라고 권한다. 이런 의연함이 더욱 간절한 요즘이라면, 무의식적인 정신의 풍부함을 만끽하면서도 그 자발성을 파괴하지 않고 거기에 성찰의 빛을 부여한, 독일 최고의 지성, 대문호 괴테의 시를 추천한다.
인류의 스승으로 꼽힐 만한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파우스트》와 같은 명작들로 절대적인 명성을 얻은 그의 문학적 특성은 시 작품에서 더욱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괴테는 스스로도 시인이라는 데에 크나큰 긍지를 느꼈다. 어린 시절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시인으로서의 즐거움과 소명을 놓지 않았던 괴테가 아니던가! 감각적이면서 동시에 깊은 사색의 시간으로 우리를 끌어당기는 괴테의 시는 그가 얼마나 무수히 많은 밤을 고뇌하고 시에 투신하였는지를 잘 보여준다. 본질을 직시하고 세상 이치의 핵심을 꿰뚫는 괴테의 시, 누구보다 솔직하였던 괴테의 시 100편을 《나를 울게 두오!》로 엮었으니, 대문호이기 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 그가 어떤 고민과 열망을 가졌는지 펼쳐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