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날개 위에 누런빛의 무늬가 눈에 띈다.
한반도에서는 개마고원 일대에만 서식하는 희귀종, 차일봉지옥나비다.
우리나라 나비 연구의 선구자인 고 석주명 선생이 채집해 일본 규슈대에 기증한 것이다.
이 나비를 비롯해 선생이 남긴 표본 125점이 90년 만에 고국에 돌아왔다.
선생은 일제 강점기, 한반도 전역을 다니며 나비 75만 마리를 채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나비를 2백40여 종으로 분류하고, 서식지 지도를 만드는 등 일생을 나비 연구에 헌신했다.
십만 점 넘는 나비 표본도 남겼지만, 6·25 때 대부분 불탔다.
국내에 남은 표본은 단 30여 점, 모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선생이 남긴 표본들이 반환되면서, 그동안 연구가 어려웠던 북한 지역의 희귀 나비나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 나비의 생태 등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