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총비서와 북한 고위층이 현재 국내 상황에 대해 강한 불안감이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고 생각한다.
한국 통일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9.9절 행사에서 최고지도자가 연설한 것은 처음이라고 생각한다.
왜 최고지도자가 연설을 했는지를 살펴보면, 많은 해외 언론은 김 총비서가 북한 핵무기에 대해 언급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 그 내용은 연설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연설에서는 노동당의 지배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강조하면서 5개년 계획의 추진을 전 국민에게 호소했다.
김 총비서는 북한이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라고 주장했지만, 그 말을 믿는 북한 주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김 총비서는 5개년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수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충성심만을 요구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핵 미사일 개발에 비해 국내 문제를 언급한 시간이 더 길었다는 점에서,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는 해외 문제보다 국내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또 김 총비서는 대규모 해군기지 건설에 의욕을 보였으나, 이는 실현하기 어려운 문제다. 북한은 공업 수준이 낮아 대규모 함정을 건조할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김 총비서가 이런 식의 근거 없는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흥미롭게 본 것은 북한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점이다.
김 총비서뿐만 아니라 김여정, 조영원(노동당 조직비서), 최선희(외무상), 현송월(노동당 부부장) 씨는 참배하지 않았다.
북한은 원래 최고지도자 외에는 모두 평등하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따라서 김 총비서가 참배하지 않은 것은 이해되지만, 다른 간부들, 특히 조영원, 최선희, 현송월처럼 ‘로열패밀리’가 아닌 이들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좀 이상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예외적인 상황은 북한 고위층 권력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징후라고 볼 수 있다.
아마도 김 총비서가 최고지도자 이외에는 모두 평등하다는 불문율을 지키지 않고, ‘불평등한 상황’이 생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권력의 부패가 심화하고, 권력 투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북한 체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빠지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