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천천히 이동하던 차가 정차 중인 앞차를 추돌한다.
곧장 내려 차를 살폈던 앞차 운전자는 이 사고로 통원치료를 58번 받았다.
좌회전 차선에 있던 앞차가 직진하자, 뒤차가 멈춰 서려다 앞차에 부딪혔다.
앞차 범퍼 등이 긁혔는데, 탑승자는 보름 동안 입원해 치료비를 4백만 원 넘게 썼다.
보험개발원 연구를 보면, 교통사고 건수와 사상자 수는 10년 전보다 줄었지만, 경상자 진료비는 오히려 140% 늘었다.
중상자 진료비 증가율의 4배 수준이다.
보험개발원이 시속 약 10km로 뒤차가 추돌하거나, 옆 차와 부딪히는 상황을 실험해 봤다.
실험에 참여한 성인 53명 모두 의학적으로 이상이 없었다.
경미한 사고에는 이런 충돌 실험 같은 공학적 근거를 활용해 탑승자가 다쳤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게 보험업계 주장이다.
다만 이런 실험 결과를 일괄 적용하면, 꼭 필요한 치료를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있다.
이 20대 여성은 지난 6월 경미한 추돌 사고를 당한 뒤 아직도 걷기 불편할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하다.
경미한 사고에는 치료 보험금을 주지 않는 나라도 있지만, 이들 역시 제도 개선에 앞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보험개발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