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난민들이 사상 처음으로 민간 후원을 통해 캐나다에 정착하게 됐다. 지난 주, ‘난민 민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캐나다에 입국한 이들 탈북민 여성들은 곧바로 영주권을 취득했다.
일주일 전, 캐나다 수도 토론토에 위치한 피어슨 국제공항.
한 무리의 탈북민들이 도착 게이트를 통과하자 약 20명의 한인들이 이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이 날 캐나다에 도착한 사람들은 코로나 19 대유행 전 탈북한 20-50대 여성들로,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에 머물다 북한 인권단체 한보이스(HanVoice)의 도움으로 캐나다에 도착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민간 후원을 통해 북한 난민을 수용한 첫번째 사례다.
캐나다 이민·난민시민부(IRCC)의 난민 민간 지원 프로그램(PSR)은 캐나다 시민 혹은 영주권자들이 민간 차원에서 해외 난민의 국내 정착을 돕고 정부도 이 프로그램을 거친 난민을 적극 수용하는 제도다.
한보이스는 2021년 캐나다 정부와 특별 협약을 체결해, 탈북민을 위한 최초의 민간 정착 경로를 확보했다.
이 단체는 2021년 10월부터 한국에 거주한 경험이 없는 북한 여성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기 시작해, 2023년에 한 무리의 탈북민 여성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
특히 캐나다 정부와의 특별 협약을 통해 기존에 약 7년이 걸리는 민간 후원 난민 신청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이번 탈북민 여성들의 난민 심사 절차는 약 6-8개월 만에 완료되었다.
토론토 근교의 본한인교회 교인들로 구성된 민간 후원자들은 탈북민들에게 최대 12개월 동안 숙박, 교육, 정착 지원 등 경제적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보이스의 션 정 대표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탈북 여성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자세한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면서도 “이들이 입국장에 도착했을 때 후원자들은 가족을 맞이하듯 얼싸안고 울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탈북민들은 공항에서 영주권 확인서에 서명하는 순간 캐나다 영주권자가 됐다. 5년 후에는 캐나다 시민권을 신청할 자격을 얻게된다.
탈북민들은 현지 적응을 마친 후 학교에 진학하거나 일자리를 구할 계획이다.
일부는 여전히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탈출시켜 캐나다로 데려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정 대표는 “캐나다가 공식적으로 한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탈북 난민을 수용하는 나라가 됐다”며 “이를 시작으로 이 프로그램이 정착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중국이 탈북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강제 북송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국가 정부들에게 탈북민 수용을 위한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