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립형 비례제는 비례대표 47석을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수를 배분하는 선거제이다.
이에 반해 연동형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말 그대로 '연동'을 해서 지역구에서 정당 득표율만큼의 의석을 채우지 못한 경우 비례대표에서 그만큼의 의석을 채워 주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A 정당의 득표율이 10%(30석)인데 지역구에서 20석밖에 못 얻었다면 비례로 10석을 주고, 지역구 의석을 이미 30석 넘게 얻었다면 비례 의석은 더 얻지 못하는 것이다.
각 정당이 지지율만큼의 의석을 갖게 해 민의를 더 잘 반영하자는 취지인데, 한 선거구에서 한 명만을 뽑는 소선거구제에서 거대 양당에 밀려 정당 지지율에 비해 의석 수가 적은 소수 정당들에 유리한 제도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주도해 이런 선거제를 도입했는데 당시 거대 양당이 여러 수 싸움을 벌이다가 양측 모두 위성정당을 내세우며 비례 의석을 대거 차지해서 제도 본래의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위성 정당 출현이나 정당 난립을 피할 수 있는 예전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자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위성정당 없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공약한 바 있는데, 지금 속내가 복잡하다.
민주당은 이른바 '게임의 룰'을 정하는 선거제 협상을 여당과 타결하긴 해야 하지만, 지금의 준연동형제 그대로 갈 경우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드는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워 '원내 제1당'을 지킬 수 없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최근 '병립형 회귀 뜻'을 시사하고, 홍익표 원내대표도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소속 의원 대상 설문조사까지 실시한 민주당의 선택, 그리고 여야의 협상 결론은 뭘지 내년 총선에 후보로 나서기로 결심한 이들은 물론 유권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