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가자지구 지상전에 본격 돌입했지만 이번 작전이 제한적인 규모로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속도 조절을 두고 여러 군사, 정치적 요소를 고려한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 시각 30일 전현직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무엇보다 하마스를 상대로 한 자국 화력의 우위를 극대화하면서도 자국군 사상자는 최소화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의 다른 적들까지 이번 전쟁에 개입하는 확전 상황을 피하기 위한 시도라는 진단도 나온다.
한 서방 외교관은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이란이 지상전을 긴장 고조의 도화선으로 보지 않을까 우려해왔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번 지상 작전을 ‘지상 침공’(land invasion)이라고 부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와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유럽 등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과 휴전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이스라엘이 고려했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의 이번 지상 작전 속도 조절은 자국군이 6개월에서 1년에 걸친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전쟁에 대비하도록 하는 한편 하마스가 가자지구 곳곳에 심어놓았을 지뢰를 확인하는 등 현지 상황을 파악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 이스라엘군 가자 사단 부사령관인 아미르 아비비는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병사들이 이동할 때 우리는 대규모 포병대와 함께하며, 그 위에서는 50대의 항공기가 움직이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FT에 전술 측면에서는 규모가 작을 경우 지상군 병력에 대한 근접 공중 지원이 더 용이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시가전을 위한 훈련을 받은 하마스가 수년에 걸쳐 방어 수단을 준비해놓은 북부 가자에 진입할 때 이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로 납치해간 200명이 넘는 인질의 안전도 고려 사항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