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다니자키 준이치로 ‘슌킨 이야기’ 문예 세계문학선으로 출간
  • 조기환
  • 등록 2023-05-12 10:35:11

기사수정

▲ 사진=문예출판사



문예출판사가 일본의 에로티시즘, 탐미주의 문학 대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대표작 7편을 수록한 ‘슌킨 이야기(문예 세계문학선 130)’를 출간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무려 7차례나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국내외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일본의 ‘국민 작가’, ‘일본 제일의 탐미파 작가’로 명성이 높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일본의 탐미주의 작가로 잘 알려진 ‘설국’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비해 다니자키 작품의 농도가 훨씬 진하며, 아름다움에 탐닉하는 집요함도 강하다.


‘슌킨 이야기’를 옮긴 김영식 번역가는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한 편이라도 읽게 된다면 그의 다음 작품을 찾을 수밖에 없고 다니자키 소설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다니자키의 첫 작품이자 ‘슌킨 이야기(문예 세계문학선 130)’에 수록된 첫 번째 작품인 ‘문신’은 관능적인 분위기와 화려한 문체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젊은 문신사 세이키치가 발이 새하얀 소녀에게 탐닉하며, 거대한 여덟 개의 발이 달린 무당거미를 등에 새겨주는 내용이다. “여자가 없으면 시도 예술도 없다”고 한 다니자키의 여성에 대한 숭배와 발, 등에 집착하는 페티시즘이 잘 드러나 있다.


이 책의 표제작인 ‘슌킨 이야기’는 탐미주의, 에로티시즘, 페티시즘으로 일컬어지는 다니자키의 독특한 문학 세계와 특징이 오롯이 담긴 작가의 대표작이자 완성작으로 꼽히며, 탐미 문학의 절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주인과 하인, 스승과 제자, 연인이라는 다층적 관계에 놓인 슌킨과 사스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고집 세고 까다로운 예인 슌킨은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음악적 재능으로 많은 사람에게 칭송을 받고, 그녀의 하인이자 제자인 슌킨 역시 그녀를 극진히 사랑한다. 슌킨을 향한 사스케의 절대적인 사랑은 슌킨의 얼굴이 망가진 후에 절정에 달하는데, 눈이 먼 슌킨을 따라 자신의 눈을 스스로 멀게 한다. 이러한 사스케의 극단적인 사랑은 충격적이면서도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다니자키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사랑은 헌신적이고 순수한 듯하지만 현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상대를 지배하려는 왜곡된 사랑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니자키의 문학적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력, 힘 있는 문장은 독자들을 다니자키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독특한 관점에 대한 충분한 설득력을 부여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슌킨 이야기’를 “그저 탄식할 뿐, 말이 필요 없는 걸작”이라고 상찬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르트르가 수상을 거부한 1964년에 사르트르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후보가 바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였다. 한편 가라타니 고진을 비롯한 문학계 많은 이들은 “다니자키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대를 뛰어넘는 다니자키의 감각적이면서도 파격적인 이야기는 현대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하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 동구 마을교사 역량강화 교육 운영 [뉴스21일간=임정훈 ] 울산 동구는 마을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마을교육 활동 확대를 위해 9월 7일(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동구청 대강당에서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하였다.    이날 교육에서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마을교사 9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학생이 주도하는 배움 방식을 다루는 ‘프로젝트 수업의 이해’(강사...
  2. 울산교육청, 나눔과 대화로 수업 성장 해법 찾는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12일 다산홀에서 중고등학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2025 수업 성장 나눔 대화의 날’을 열었다.      이 행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안착과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문화를 확산하고자 마련한 실천적 장으로, 현장 교원들이 수업 사례와 고민을 나누며 함께 ...
  3. 울산 화평교회,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 추석맞아 이웃사랑 나눔 실천 100만원 후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화평교회(담임목사 장지훈)는 9월 12일 금요일 10시에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한영섭)을 방문하여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은 홀몸어르신, 저소득가정 등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살아가...
  4. 인공지능·디지털 연수로 학교 행정 효율 높인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9일부터 12일까지 남구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교육행정직과 교육공무직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실무 연수로 학교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행정 서비스의...
  5.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6. 울주군치매안심센터,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 치매극복 선도단체 지정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주군치매안심센터가 12일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춘해보건대 대학생 봉사단체)를 ‘치매극복 선도단체’로 지정하고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이번 협약은 청년 봉사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내 치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 어르신께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
  7. 울산교육연수원, 청렴하고 신뢰받는 조직문화 조성 [뉴스21일간=이준수 ]  울산교육연수원은 9일 제17대 한현숙 원장 취임 이후 첫 청렴대책 추진단 회의를 열었다.  ‘참여와 소통으로 청렴한 울산교육’을 실현하고자 구성된 이번 추진단은 한현숙 원장을 단장으로 각 부서장과 팀장들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요 청렴 추진 과제 점검, 소통의 직장문화 조...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