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담결과가 만족스럽다”...노 대통령,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아리랑공연 관람
2007년 10월3일 오후 4시25분, 이날 두차례의 마라톤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는 양 정상이 충분하고 또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대통령께서도 회담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숨김 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평양 옥류관 수행원 오찬)고도 했다. 노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모두 4시간 가까운 1·2차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 공동번영과 한반도 평화, 화해와 통일을 위한 제반 조치에 관해 심도깊게 논의했다. 두 정상은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합의 사항 문안 조율에 들어갔으며 4일 낮 김정일 위원장 주최 환송오찬 전까지 선언 형식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선언은 두 정상이 함께 하며, 별도의 서명식을 연다. 천 대변인은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할 선언의 주체와 형식과 관련, “2000년 정상회담의 예에 준할 것으로 보이며 양 정상이 함께 선언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고, 김정일 위원장이 베풀 예정인 환송오찬 전에 별도의 (선언발표) 세리머니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선언문에 담길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정상간의 공식회담은 종료됐으며 선언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위해 양측의 실무진 간에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결과는 합의문 또는 선언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작성되기 전까지 저희가 무엇이 합의됐다라고 먼저 알리는 것은 외교 관례상 맞지 않는 일”이라며 “여러분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천 대변인은 “우리가 준비해온 의제들은 거의 모두 개진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 화해와 통일 등 각 분야에 성과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하루 연장 가능성이 논의됐던 회담이 일찍 마친 배경에 대해 “회담이 빨리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양 정상이 굉장히 적극적인 자세로 회담에 임했고, 대통령께서 회담 의제 하나하나에 대해 꼼꼼하고 설득력 있는 준비를 한 것 등이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한 “어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서로의 기본적인 입장을 주고받는 대화가 있었던 것도 오늘의 회담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개하는데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보여 진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제안한 정상회담 하루 연장 제의가 취소된 것에 대해선 “김정일 위원장의 일정 연장 제의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회담의 성과를 높이고 예정된 일정을 다 하고 가셨으면 하는 취지의 호의였다”며 “그러나 회담이 매우 좋은 분위기에서 효율적으로 진행되어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합의에 이르게 되자 스스로 이 제안을 거두어들인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9시34분부터 2시간11분에 걸친 오전 회담에 이어 오후 2시45분부터 4시25분까지 진행됐다.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배석했다.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조정비서관도 기록을 위해 배석했다. 이날 오후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평양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하자는 제안을 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내일(4일) 오찬을 평양에서 여유있게 하시고 오늘 일정들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 해 모레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양 정상은 노 대통령의 평양체류 일정 하루 연장 제안을 논의한 결과, 당초대로 2박3일 평양일정을 소화하고 4일 오후 귀경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 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라고 말했다고 천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마친 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저녁 8시부터 대동강 능라도 ‘5월1일 경기장’ 경기장에서 열린 아리랑공연을 관람했다. 이어 인민문화궁전에서 북측인사 150여명을 초청해 ‘팔도 대장금 요리’라는 주제로 남측 각 지방의 토속 식재료를 이용한 특색있는 향토음식으로 답례만찬을 베풀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과 1차 회담을 마친 후 옥류관에서 우리 측 수행원들과 기자단을 초청해 가진 오찬 인사말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숨김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며 평화 합의와 공동의 경제번영을 위해 북한 체제를 존중하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역시사지의 자세가 필요한 구체적인 사례로 개성공단 사업을 들고 “우리는 개성공단을 아주 만족하는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북측이 속도의 문제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는 개성공단을 ‘개혁과 개방의 표본’이라고 많이 얘기했는데 우리식 관점에서 우리 편하게 얘기한 것이 아니었느냐. 북측이 볼 때 역지사지 하지 않은, 그런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성공단의 성과를 얘기할 때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는 용의주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북측의 입장과 북측이 생각하는 방향도 존중해서 불신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함께 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 드린다”고 우리 측 수행원들에게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모든 부분에 인식을 같이하진 못했지만 (김 국방위원장이)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에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평양=공동취재단 특별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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