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커피찌꺼기가 발효기술을 만나 축산농가 악취제거나 톱밥 대체재로 활용된다. 종량제 봉투에 담겨 그냥 버려지던 커피 찌꺼기(커피박)가 재활용 자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커피박을 바닥재로 쓰거나 연료‧사료 등으로 활용하는 축산 농가가 늘어나면서다. 커피박의 유용함이 알려지자 최근 커피 전문점 사이에선 커피박을 농촌으로 기부하는 문화가 생겼다. 이에 발맞춰 환경부와 지자체 등도 커피박 재활용 문화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돈 아끼고 분뇨 악취도 없앤다
환경부는 인천시, 경상북도, 한국생산성본부, 환경재단, 현대제철과 '커피 찌꺼기 재자원화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6일 서울시가 버려지는 커피박을 연료·퇴비·사료 등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뒤 정부 차원의 지원 사업이 곧이어 공식화한 것이다. 이번 협약에 따르면 지자체는 커피박을 수거‧공급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환경부는 관련 정책을 만들게 된다. 한국생산성본부는 현대제철의 조언을 받아 재자원화 모델을 개발하고 홍보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커피박 20만t을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옴) 발효 기술로 가공한 뒤 농가에 보급하면 약 450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커피 업계에서 커피박을 폐기물로 처리할 때 드는 200억원을 쓰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더해 농가에선 퇴비·건자재·연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해 250억원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공된 커피박은 소 축사에서 톱밥 대신 바닥재로 쓰이고, 돼지 축사에선 퇴비와 섞는다. 경제적 비용을 줄여줄 뿐 아니라 가축 분뇨의 악취도 1주일 이내에 90% 이상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발열량이 1㎏당 5649㎉로 나무껍질 발열량(2828㎉)의 두 배에 가깝다. 연료로써도 활용 가치가 높은 것이다. 환경부는 커피박 재활용을 통해 온실가스(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환경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